‘여야 공감’ 속도 내는 가덕도특별법… 민주 “26일 본회의 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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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예타 면제’]선거 앞두고 PK 민심 잡기 사활
특별법안에 ‘예타 면제 조항’ 명시… 사업추진 앞당기며 절차준수 명분
대구 신공항 특별법 심사도 수용
정의당 “민주-국민의힘 이성 찾길”

여야가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의 최대 쟁점이었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에 합의한 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지역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십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정치 논리로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19일 의결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할 경우 예타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재정법 제38조 1항에 따르면 총 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고 지원 300억 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예타가 의무적이지만 가덕도신공항에는 예외적으로 면제 가능성을 둔 것이다. 다만 사전타당성 조사는 일부 간소화하고 환경영향평가는 절차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특별법에 예타 면제 여지를 열어두면서 여야는 절차는 지키고 사업 추진에는 속도를 내는 실속을 챙기게 됐다. 당초 여야가 각각 발의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는 모두 예타 면제 조항이 담겼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17일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예타 면제가 무산되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가자 민주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예타 면제 관철을 당부했다. 국민의힘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도 이에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날 국토위 법안소위에서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가 순탄하게 처리되는 듯했으나 기존에 추진됐던 김해신공항 문제와 대구신공항이 암초로 떠올랐다. 진통 끝에 여야는 김해신공항 백지화 근거를 명시하고 대구신공항 특별법 심사에 합의하면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비로소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또 다른 대형 국책 사업인 대구신공항의 여지를 둔 것이다.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특별법 형태로 못 박으려는 것은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잡겠다는 포석에서다. 특별법으로 규정하면 사업 추진 도중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되돌리기 어렵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이후 싸늘해진 지역 민심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면서 “부산시민들에게 174석을 가진 여당이 법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확실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부산시장 선거에서 여당과 경쟁하는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도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 찬성했다. 이날 국토위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특별법은) 가덕도 알박기 법”이라며 “21대 국회의 가장 큰 오점을 남기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표결로 처리를 밀어붙였다. 이에 따라 특별법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26일 본회의도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선거가 급하고, 공항이 필요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며 특별법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정의당도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관련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제발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이 수십 년째 우려먹은 토건 개발 공약을 흔들며 칼춤판을 벌이고 있다”며 “신공항이 진짜로 지역 경제와 시민들의 삶을 바꿔줄 공약이라고 믿는다면 제대로 절차를 밟아 경제성, 접근성 등을 따져보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강경석·정순구 기자
#여야 공감#가덕도특별법#pk 민심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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