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슷한, 물음표 붙는 공약들”…결국 ‘호감도’ 투표?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21일 07시 42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출마 선언과 함께 제시한 ‘21분 콤팩트 도시’ 계획의 여의도 조감도.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구간도로를 지하화해 넓은 공원을 만들고, 수직정원형 스마트팜과 1인 주거텔을 세우는 방안이다. © 뉴스1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출마 선언과 함께 제시한 ‘21분 콤팩트 도시’ 계획의 여의도 조감도.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구간도로를 지하화해 넓은 공원을 만들고, 수직정원형 스마트팜과 1인 주거텔을 세우는 방안이다. ©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여·야 예비후보들의 공약이 비슷하거나 실현 가능한지를 두고 물음표가 붙고 있다. 공약 차별성이 희미하다 보니 유권자들이 후보 인지도나 호감을 바탕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기준으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예비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이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공약은 ‘부동산 정책’이다.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인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는 것에 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야 예비후보들은 부동산값 폭등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꼽으며 모두 ‘공급 폭탄’을 약속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5년(보선 후 1년+2022년 지방선거 재선 포함) 내 공공주택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강북에 있는 30년 이상 된 낡은 공공임대주택은 재개발해 평당 1000만원의 반값으로 분양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같은 당 우상호 예비후보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위에 인공부지를 조성하거나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해 공공주택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예비후보들도 다르지 않다.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향후 10년간 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오세훈 예비후보는 5년간 36만 가구, 조은희 예비후보는 같은 기간 미니뉴타운 35만·청년 내집주택 10만·스피트 재건축 20만 등 총 65만 가구를 짓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예비후보 중 가장 많은 74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원 마련에 물음표가 붙는 선심성 복지 공약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우 예비후보는 서울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100만원 긴급지원금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같은 당 박 예비후보는 1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최대 2000만원까지 무이자로 임대료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국민의당 안 예비후보는 ‘손주돌봄수당’을 발표하며 손자가 1명일 땐 최대 20만원, 2명일 땐 최대 40만원을 조부모에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나 예비후보는 결혼 4500만원·출산 4500만원 등 서울에서 독립해 결혼해 출산까지 하면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나 예비후보의 이런 공약을 보며 ‘나경영’이라고 비판한 같은당 오신환 예비후보는 1호 공약으로 코로나19로 영업손실을 본 기간의 고정비를 30%, 최대 500만원까지 보상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은희 예비후보는 영업시간 제한을 당한 이들에게 조례 제정을 통해 분기에 최소 100만원씩 손실액을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부동산과 복지 공약 대부분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부동산의 경우 어디에, 얼마나, 언제까지 공급하겠다는 실행 방안을 찾기 어렵고, 계속해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설명 역시 부족하다는 것이다.

복지의 경우 나름의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했지만 실행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도 후보 인지도와 호감으로 투표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보궐선거의 특성상 공약으로 차별성을 부각하기 쉽지 않은데 후보들이 내건 공약을 살펴보면 큰 차별성도 찾기 어렵다”며 “선거 날이 다가올수록 공약보다는 인물 위주의 선거로 흐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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