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박영선, 우상호 후보 간 정책 경쟁과 함께 선명성 논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결과가 잇따라 나온 박 후보는 21일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서 핵심 공약인 ‘21분 도시 서울’을 집중 홍보하며 ‘굳히기’ 전략을 폈다. 추격자 입장인 우 후보는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중이 5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박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 “민주당답지 않다”고 거듭 지적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표 정책인 ‘21분 도시’(서울 어디서든 주거 일자리 여가 등을 21분 안에 해결한다는 개념)에 대해 “도심 집중 현상을 해소해서 집값 및 부동산 문제, 상가 임대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1분 도시 서울에서는 옥상정원, 수직정원을 만들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반면 우 후보는 자신에게 할당된 발표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박 후보 공약의 ‘정체성’에 대해 비판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정원등대 공약에 대해 “도로를 지하화해서 그 위에 5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서울의 랜드마크로 세우겠다고 한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세빛둥둥섬이 떠올랐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 공약에는 절절한 서민의 애환이 담겨 있지 않다. 민주당답지 않은 공약”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우 후보는 “시대정신은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화려해 보이지 않아도 민주당다운 공약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친서민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의 방식으로 20년간 둬 봤지만 어렵다. 서울시가 직접 집을 지어서 공급하는 것이 해답”이라며 “그렇게 16만 채의 공공주택, 공공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문화산업을 키워서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홍콩의 금융기관을 서울로 유치해 여의도 금융특구를 만들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청년·일자리 공약도 제시했다.
이날 두 후보는 모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꺼내 들며 당심(黨心)에 호소했지만 박 후보는 ‘혁신’을, 우 후보는 ‘서민’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제가 MBC 마감뉴스를 진행할 때 그 마감뉴스를 보고 다음 날 질문도 하고 전화도 하셨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의 생각을 배웠다”고 했다. 이어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선 헌정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는데 그때 노 대통령께서 제게 ‘대변인(본인)을 잘 뽑아 큰 덕을 봤다’고 칭찬도 하셨다”며 전직 대통령들과의 직접적인 인연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또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방침은 늘 서울시민에게 꿈과 미래를 주는 것이다”라며 “매일 혁신하는 혁신의 정신이 민주당의 정신”이라고 규정했다. ‘21분 도시 서울’ 공약도 민주당 혁신의 연장선상이라는 것.
우 후보는 민주화에 투신했던 자신의 삶이 두 전직 대통령이 살아온 궤적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고 서민을 대변하는 공약으로 승부하는 저 우상호가 필승 카드”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불의에 맞서 싸운 용기, 원칙을 지킨 소신, 서민을 돌보고 배려하는 치열함, 이 민주당다움을 간직한다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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