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8000억 원) 중 약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를 우선 돌려받기로 했다고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동결 자금을 활용해 구매할 물품의 종류와 액수, 이를 위한 자금 송금 방식 등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당장 10억 달러를 이란에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압돌나세르 에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유정현 주이란 한국대사를 만나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일부를 푸는 데 합의했다”며 “에마티 총재에 따르면 한국 측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는 첫 단계로 10억 달러를 먼저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차원에서 해제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정부는 동결 자금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의약품 등 인도주의 물품을 구입해 이란에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스위스 계좌 시타(SHITA·인도적 교역채널)로 물품 구입을 위한 자금을 송금하겠다는 것. 정부 당국자는 “이를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특별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미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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