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네 후보 중 양 강으로 꼽히는 오세훈 후보와 나경원 후보(기호순)가 경선 룰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포문은 나 후보가 열었다. 나 후보는 25일 KBS 라디오에서 경선 룰에 대해 “적어도 여권 지지자는 아닌 분들에 의해 선출돼야 야권 후보”라며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여권 지지자들의 ‘역선택’으로 인해 야권 지지자들의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 투표 20%, 일반시민 여론조사 80%로 진행된 1차 경선에서 나 후보가 당원 투표에서는 앞섰지만 시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뒤진 것을 의식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후보는 당이 주관하는 ‘맞수 토론’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토론 평가단은 서울지역 당협위원장이 50명씩 추천해 이 중에서 1000명을 뽑은 사실상 ‘당원 평가단’”이라며 “해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앞서 토론 평가단은 23일 나 후보와 오 후보의 일대일 토론에서 나 후보가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두 후보는 중도층 지지 확장성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오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후보는 당원 표가 반영되는 1차 경선에서는 본인이 ‘강경 보수’를 자처했다”며 “(나 후보로는)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승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근거도 없이 내가 후보가 되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무책임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국민과 함께 불의에 맞선 것을 강경 보수로 규정하는 것은 낡은 이분법”이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가 주장한 경선 룰 비판에 정진석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미 경선 룰은 확정됐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은 지지 정당을 묻지 않는 방식으로,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진행된다. 여성 후보는 10%의 가산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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