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은 백신 언제 줍니까?”…정은경 ”순서 좀 늦게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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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6일 1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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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백신 불안해할 필요 없이 빨리 많이 맞는 게 중요”
마포구 보건소 '1호 접종자' 김윤태 병원장 접종 참관
文 "역사적인 1호 접종인데,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
병원장 "안 아프게 놔주세요" 당부에 文 "의사신데…"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백신 접종 계획 및 준비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백신 접종 계획 및 준비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예방접종 현장을 찾아 접종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방문해 마포구 첫 백신 접종 현장을 지켜봤다. 백신 접종 전 문 대통령은 보건소 예진실과 접종실, 이상반응 관찰실, 집중 관찰실, 약품보관실 등을 점검한 후 접종실에서 접종자를 기다리며 정 청장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 = “우리 청장님은 순서가 오세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 “저희는 코로나 1차 대응요원들 이번에 같이 진행하게 됩니다. 현재 역학조사관들, 검역관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그런 종사자들이 1차 대응요원으로 접종을 시작해서 질병관리청도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 = “대통령한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 (좌중 웃음)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 “청장님, 대답 잘하셔야 될 겁니다.” (웃음)
▲정 청장 =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 (웃음)
▲문 대통령 = “가급적 1차 접종을 좀 빠른 속도로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요?”
▲정 청장 = “1차 접종 맞고 그 기간 안에 2차 접종이 안 되면….”

세 사람의 이날 대화는 문 대통령이 1호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야당 일각의 주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정 청장이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말한 의미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불안해서 대통령이 먼저 맞는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선 솔선수범해서 먼저 백신을 맞으실 필요가 있으면 먼저 맞겠다는 입장이었다”라며 “대통령께서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국민이 백신 접종에 불안해해서 대통령께서 먼저 팔을 걷어야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 정 청장 말의 의미는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고 안심하고 백신을 맞게 되는 상황이 오면 대통령께서 먼저 솔선수범할 필요가 없으니 순서가 자연히 밀리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접종하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강조드린다”라며 “대통령께서도 질문했을 정도로 아직 접종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것이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시스템에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접종을 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접종 현장인 보건소에는 마포구 내 요양병원(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 재활병원)·요양시설(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10명이 도착해 접종을 준비했다. 접종실 2개를 활용해 2명씩 동시에 접종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김윤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60)과 이정선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32)가 접종을 받는 모습을 참관했다.

▲문 대통령 = “안녕하십니까.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하는 것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
▲김윤태 원장 = “네, 영광입니다.”
▲김윤태 원장 = “안 아프게 놔주세요.” (웃음)
▲간호사 =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 대통령 = “아니, 의사 선생님이신데.” (웃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 “누구나 다 아프죠.” (웃음)
▲간호사 = “약간 따끔해요. 문지르지 마시고 2분간 꾹 눌러주세요. 약간 아프거나 부어오를 수 있어요. 지금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서 관찰실로 이동해서 추가 이상 반응이 없는지 15분간 관찰할게요.”
▲문 대통령 = (간호사에게) “수고했습니다.”

접종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원장, 이 치료사와 함께 이상반응 관찰실로 이동해 접종 소감, 의료 현장 반응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김 원장은 의사로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판단하며,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은 아동들에게 접종이 불가능해 병원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이 약한 아동 환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당분간은 이렇게 먼저 접종하시는 분들이 이상이 없는지가 국민들의 관심사가 될 것 같다”라며 “지켜야 되는 수칙들이 있을 텐데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상이 없길 바라고, 또 백신이 아주 안전하다는 것을, 그래서 국민들이 전혀 불안해하실 필요 없이 빨리, 많이 맞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접종 현장을 참관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은 마포구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정은경 청장으로부터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등의 예방접종 실시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또한 오상철 마포구 보건소장으로부터 마포구 예방접종 계획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받았다.

정부는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우선 접종대상은 만 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9만명이다.

이 가운데 예방접종 첫날인 이날 오전 9시부터 하루 동안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 및 종사자 5266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종을 받는다.

아울러 요양병원은 병원 내 의료인력을 활용한 자체접종 방식과 요양시설 등 사전에 계약된 의사 또는 보건소 방문접종팀의 방문접종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백신 폐기량 발생 방지를 위해 요양병원·시설 접종 대상자 중 일부는 보건소 내소접종도 함께 이뤄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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