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X(한국형전투기) 시제기가 다음달 일반에 공개된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시한 이래 20년 만이다. 2026년까지 KFX가 지상·비행시험을 무사통과하면 한국은 자체 기술을 사용해 전투기를 개발한 13번째 국가가 된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24일 KFX를 시제기를 개발하고 있는 있는 경남 사천공장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KFX ‘시제 1호기 출고식’은 다음달 열린다. 출고식은 설계도면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 공개되는 행사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한국의 첫 전투기가 나오는 기념비적인 이벤트가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축구장 3배 크기(2만1600㎡)인 ‘고정익동’에서는 향후 비행시험에 사용될 시제 1~6호기와 지상시험용 시제기 등 8대가 제작되고 있었다. 9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만 22만여 개. 엔진도 장착돼 전투기 외형을 갖췄고, 출고식 전까지 연두색 동체에 진회색 도색을 남겨둔 상황이다.
KFX는 F-35와 같은 스텔스기(5세대)를 제외한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을 갖췄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F-16 전투기보다 조금 크다. 사업에 본격 착수한 2015년부터 사업을 완전히 마무리하는 2028년까지 개발 비용만 8조8000억 원이 투입되고 양산(총 120대)까지 포함하면 18조6000억 원이 들어가는 역대 최대 무기도입 사업이다. 개발 비용의 65%를 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제기는 내년 7월부터 4년간 2200여회의 시험비행에 나선다.
그간 KFX 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7번이나 하는 등 최종 착수결정을 내리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전투기의 눈’에 해당되는 에이사(AESA) 레이더 등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한때 무산 위기를 겪기도 했다. KFX 공동개발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도 향후 풀어야 숙제다. 총 개발비의 20%(1조7338억원)를 분담하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6044억 원을 내지 않고 있다. 정 단장은 “성의를 갖고 양국이 협의하고 있다”면서 “공동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것임을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