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태세를 점검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8일부터 18일까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훈련이 한미 간 외교 일정과 중첩되는 점이 주목된다.
한미 군 당국이 참여하는 2021년도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열린다. 훈련 규모는 최소화된다. 컴퓨터 모의연습(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만 실시된다. 매년 3월말 열렸던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이 2019년 폐지되면서 올해도 야외 기동훈련은 이뤄지지 않는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연합훈련에서 실기동 훈련이 이뤄지지 않자 우려가 제기된다. 규모와 내용 면에서 반쪽 훈련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이번 훈련 기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가 불발되면서 현 정부의 임기 중 전작권 전환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한미 훈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훈련 개시 첫날부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한·미 양국 협상대표들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그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부터 수년간 난항을 거듭했던 방위비 협상이 공교롭게도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한미 훈련 첫날에 타결된 것이다.
이번 한미 훈련이 막바지로 접어들 때는 미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한국을 직접 찾아온다.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오는 15~17일 일본을 거쳐 17~18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미는 두 장관 방문을 계기로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2010년부터 2+2회의를 통해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했다. 2016년 이후 회의가 중단됐다. 이번에 2+2회의가 재개되면 그간 노출됐던 한미동맹 균열 우려가 일부 불식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일정 조율에도 불구하고 한미 훈련을 둘러싼 국내 찬반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진보 진영은 한미 훈련을 축소하는 데 그치지 말고 아예 중단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수 진영은 한미훈련을 축소한다고 해도 북한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나아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만 일본에 비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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