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대권 지지율도 수직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TBS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2일 KSOI가 실시한 같은 주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4.6%에 그쳤다. 6주 만에 무려 17.8%포인트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도는 각각 24.1%, 14.9%에 그쳤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7.6%), 정세균 국무총리(2.6%) 등의 순이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5%, 김두관 의원은 0.4%로 나타났다.
‘정치인 윤석열’ 탄생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사퇴를 선언했고 이번 여론 조사는 다음 날인 5일 진행되어 사퇴의 이벤트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느 위치에 있던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은 이 같은 발언을 정치참여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가 적절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48.0%(매우 적절함 32.0%, 어느 정도 적절함 16.0%)로 나타났다.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6.3%(매우 적절하지 않음 32.8%, 별로 적절하지 않음 13.5%)였다. 적절하다는 응답이 근소하게 많았지만, 오차범위 내 결과였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향후 정치적 영향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선거 후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세(勢) 결집 방식 등 핵심 변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세 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야권의 구심력이 윤 전 총장으로 급격하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 야권 단일 후보가 승리해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냐에 따라 윤 전 총장의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정권에 맞서는 검찰총장’의 이미지로 지지를 받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갈등이 극에 달할 무렵 지지도가 25% 안팎으로 올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그러자 ‘윤석열은 때릴수록 강해진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윤 전 총장을 이끌어온 이미지가 흐려질 것이기 때문에 동력을 꺼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의 향후 정계 진출과 관련해 야권 인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충남 공주)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검찰 출신으로 2012년 안 후보의 대선 행보를 도왔던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윤 전 총장 관련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KSOI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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