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문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너무 늦었다’며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경력단절 여성의 차별을 금지하는 등의 여성 정책을 내놨다. 박 후보는 여성 정책을 발표한 뒤 “박 전 시장과 관련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며 “피해자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 선언 이후 40여일 만에 나온 늦어도 너무 때늦은 사과”라며 “(그동안) 박 후보의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은 전혀 들을 수 없었는데 왜 갑자기 본경선 한 달을 앞두고 입장을 전면 선회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오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 대해 반성조차 하지 않는 박 후보는 서울시장 자격이 없다’는 제 말을 의식한 것인가, 아니면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여성 정책 공약을 발표하다 보니 부득불 구색 맞추기가 필요했던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 경선에서 당원 표를 의식해 애써 즉답을 회피하다 오늘(8일) 저와 안 후보 누구나 야권 단일후보가 박 후보를 이긴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오자 행여 압박을 느껴 급하게 사과를 한 거라면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여성의 날 기념식 전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 발언에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호소인 3인방’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을 (박 후보)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지목한 세 명의 의원은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을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인순 의원과 진선미 의원은 현재 박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고민정 의원은 대변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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