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회견서 ‘보선 승리’ 첫 목표로 ‘돌봄국가책임제’ 신복지정책 제안
토론회에 與의원 83명 모여
이재명, 당무위에 이례적 참석 “李대표 어려운 일 잘 해내셨다”
윤석열 관련 “지지율, 바람같은것”
“우선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 승리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8월 29일 당 대표 취임 이후 192일 만이다.
당 대표 취임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20%를 넘나들며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현재 이 대표의 지지율은 10%대로 바뀌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3위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지지율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에 직접 출마한 후보들 못지않게 이 대표로서도 정치 인생을 걸어야 하는 선거”라며 “특히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이 대표 지지율이 부활하느냐, 아니면 대선까지 물 건너가느냐가 달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퇴임기념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며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첫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을 겨냥해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임기가 길지 않다. 그 짧은 임기 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 심판론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한가, 정부와 협력하고 얻을 건 얻으면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표 재임 시절의 성과 중 하나로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30년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고 성공시키려면 번듯한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논란을 반박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민주당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아동수당 지급 확대 △만 5세 전면의무교육 시행 △온종일 초등학교제 △유치원 무상급식 등을 담은 돌봄국가책임제를 제안했다.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발표한 신복지제도의 첫 정책이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의원 83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퇴임 날 열린 대선 출정식”이라며 “지지율 1위는 내줬지만 여전히 유력 대선 주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세 과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에는 이 대표의 대선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례적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당무위에 거의 참석한 적이 없던 이 지사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저도 당무위원이기 때문에 이 대표의 마지막 당무위에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일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거대 여당을 이끄는 정말 어려운 일을 잘해내셨다”며 “그것 때문에 본인이 혹여라도 손실을 봤을 수 있지만 국민과 당을 위한 헌신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연초부터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을 놓고 이 대표와 신경전을 이어왔던 이 지사가 대권을 딱 1년 남긴 날 국회를 찾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라고 했다. 한 여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라는 공동의 적이 떠올랐으니 일단 내부 갈등은 피하자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지지율은 바람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어떻게 갈지 모르는 것 아니겠느냐”며 “구태정치를 하지 말고 미래지향적 정치를 해주시면 국민과 국가,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으로서 윤 전 총장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그분을 잘 모른다.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고 총리실에 인사하러 오셨던 게 접촉한 전부”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대해서도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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