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오른쪽 줄 가운데)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왼쪽 줄 가운데) 등 양당 실무협상단이 이달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협상이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단일화 방식은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고, 토론회에 앞서 비전 발표회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단일화 시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18~19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0일 2차 회동을 갖고 이 같은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안 후보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늦어도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며 “오 후보도 약속했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상식적으로 하면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한 만큼 진정성만 있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이달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단일화 방식은 ‘100% 시민 여론조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오 후보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가 요구하는 방식을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안 후보도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처음부터 당연한 것 아니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오세훈·안철수, 2차 회동…비전 발표회 개최
또한 두 후보는 TV토론회에 앞서 이르면 12일, 늦어도 14일 전에 비전발표회를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오 후보는 1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두 후보가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 미래 비전에 대해 각자 발표하고, 언론의 질문을 받는 것으로 한 시간 진행하자고 합의를 했다”며 “토론하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가 있을 수 있고, 양쪽 지지층의 마음도 함께 결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이달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두 후보는 양당 정책협의팀 구성과 서울시 공동경영에도 의견을 모았다.
오 후보는 “우리가 추구하는 서울시의 미래 비전의 구체적 정책에 대해 서로 주파수를 맞추는 것”이라며 “큰 틀에서 공동경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봤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독주하는 마라토너는 절대 신기록을 깰 수 없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그런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바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일화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문항’ 관건…국민의힘 일각 ‘속도조절론’
다만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놓고는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비해 어느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오 후보 측은 ‘야권 후보로 어느 후보가 적합한지’를 선호하고 있어 실무협상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두 후보의 단일화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들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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