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릴레이 구애’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윤 전 총장을 거론하며 그의 보궐선거 역할론을 ‘소설’로 규정하고 나섰다.
오 후보는 1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과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에 얼마든지 서로 만나볼 수도 있고 협조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 앞으로 아마 함께 뜻을 모아 할 일이 참 많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보육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에 대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큰 역할을 하시면 좋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전화를 하거나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6년 총선 영입을 위해 윤 전 총장을 만났던 것을 거론하며 “(첫 만남 이후)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지금 상황에 대해 듣고 있다”고도 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보궐선거 역할론을 차단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정치적으로) 어떻게 한다더라라는 건 다 소설이라고 전해 들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에게)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론되는 윤 전 총장과 안 후보 간 관계, 윤 전 총장과 다른 후보들의 관계 등을 봤을 때 저와 가장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당분간 침묵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윤 전 총장의 변호인은 “현재로서는 3, 4월 중에 특별한 활동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선거운동에 뛰어들기보다는 보선 이후 본격적인 야권 재편 움직임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4월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야권 후보를 돕기 위한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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