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스마트팜 방문해 박영선 측면지원…흔들리는 당심 잡기? [정치의 속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8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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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방문한 스마트팜 기업을 깜짝 방문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스마트팜은 박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수직정원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이 지사가 박 후보를 돕는 동시에 민주당에 닥친 잇단 ‘악재’ 속에 당내 민심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17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팜에이트’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수직형 식물공장’을 보유한 기업이다. 박 후보가 장관이었던 지난해 7월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현직 공무원 신분인 이 지사가 직접적인 지원을 할 수 없는 만큼 측면에서 돕는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후보는 이번 공약에도 주거 및 공공시설이 스마트팜과 연계된 수직정원도시를 건립한다는 구상을 내세웠지만, 야권 후보들에게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민주당의 한 의원은 “스마트팜은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이자 정체성”이라며 “스마트팜과 연계한 공약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가 스마트팜 산업 관련 단독 일정을 소화한 것은 박 후보에게 힘을 실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흔들리는 당심(黨心)을 잡기 위한 카드”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지사가 당내에서 굳건한 대선주자 선호도 1위로 올라선 상황에서도 ‘탈당론’이 끊이질 않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것이다. 하루에 2~3개 이상의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 지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단순한 기업 현장 방문을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박 후보 캠프 뿐 아니라 당내 분열이 외부로 드러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이 지사가 이를 잠재우기 위해 현장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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