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말레이시아에서 ‘돈세탁’ 등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자국 사업가가 미국으로 인도됐다며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은 19일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사 지난 17일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해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외무성은 “문제의 우리 공민은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인 대외무역 활동에 종사해온 일꾼”이라며 “그 무슨 ‘불법자금 세척’에 관여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날조이며 완전한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공화국을 고립압살하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시 책동과 말레이시아 당국의 친미 굴욕이 빚어낸 반공화국 음모 결탁의 직접적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언급한 사건은 북한 사업가 문철명씨가 지난 2019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으로 말레이시아에 체포된 사건이다. 지난 9일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미국 인도를 거부해달라는 문씨의 상고를 기각해 최종적으로 인도가 확정됐다.
북한은 문씨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우리 대표부와 변호사가 불법자금 세척과 관련한 증거를 제시할 것을 말레이시아 사법 당국에 강력히 요구했지만 한 번도 물질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말레이시아는 당치 않은 모략을 날조해 우리 공민을 백주에 체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사법 당국의 주요 인사들이 미국 대사로부터 ‘술 접대와 사례금’을 받았다며 이 결과 미국의 무기가 무상으로 말레이시아에 제공되는 협상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말레이시아에 대해 “불법무법의 오합지졸이자 몇 푼의 ‘딸라(달러)’를 위해서라면 정의도, 양심도, 체면도 서슴없이 줴던지고 있다”라며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맹신맹종하다 공인된 국제법도 무시하고 우리 공민을 적대시 책동의 제물로 섬겨 바친 대범죄를 저질렀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구 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북미)관계는 70여 년 동안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으며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실증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를 모를 리 없다”라며 “말레이시아 당국의 이번 행위는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침탈하려는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 책동에 대한 노골적인 편승이고 직접적인 가담”이라고 규정했다.
외무성은 또 “우리는 미국의 강박에 굴복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특대형 적대 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완전히 단절한다”라며 “지금 이 시각부터 쌍방 사이에 초래될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의 배후조종자, 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