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야권 단일화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안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야권 지지층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후보의 이번 결정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유선전화(집 전화)가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 후보 측은 무선전화가 없는 취약계층 등이 있기 때문에 모든 서울 유권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유선전화 10%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문구에도 ‘경쟁력’를 묻는 방식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방안은 경쟁력 조사에 유선전화를 포함시켜달라는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오 후보 측은 유선전화 10%를 반영해 두 여론조사 업체가 각각 '경쟁력'과 '적합도'를 조사해 합산하자고 제안했다.
여론조사에 '경쟁력' 문구 포함될 듯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해 야권 단일후보로 두 후보 중에 누가 더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하느냐’는 방식 등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의 이번 결정으로 야권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안 후보는 이날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다면 감수하겠다”며 “야권 단일후보가 누가 되든 그 후보가 이기면 야권 모두가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전격적으로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아울러 안 후보는 “등록일 전까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한 서울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라며 20일과 21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22일 후보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기는 것보다 야권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고 단일화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시민 선택과 평가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마선언 때도 '야권 단일화' 강조
앞서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때도 ‘야권 단일화’ 명분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당시 “야권 단일 후보로 맞서 싸워야 한다”며 “유불리를 떠나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다 좋다”도 강조했다. 그동안 차기 대선 출마를 검토했지만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출마로 방향을 튼 것이다.
국민의힘 오 후보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 후보 측도 조만간 다시 모여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유선전화 비율과 여론조사 문구 등이 세부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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