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엘시티 의혹 ‘신상털기’ 종일 여·야 공방…기자회견만 4번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9일 16시 51분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1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박형준 후보 해운대 엘시티 매입 의혹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19 /뉴스1 © News1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1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박형준 후보 해운대 엘시티 매입 의혹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19 /뉴스1 © News1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아들로부터 엘시티를 구입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엘시티’와 관련된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박 후보는 19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재차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이날 ‘엘시티’ 관련 기자회견만 4차례 진행됐다.

앞서 전날 SBS는 박 후보가 살고 있는 엘시티 아파트의 매매계약서를 입수해 박 후보의 아내 조모씨가 아들 최모씨로부터 웃돈 1억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최씨는 조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난 아들이다.

최씨는 엘시티 최초 청약일인 지난 2015년 10월28일, 당시 분양권을 가지고 있던 이모씨에게 분양가보다 700만원이 더 많은 20억2200만원을 주고 집을 샀다. 같은 날 조씨의 딸도 최초 분양자로부터 웃돈 500만원을 얹어 엘시티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안의 본질은 엘시티를 사는데 불법, 비리, 특혜가 있었느냐는 것”이라며 “아들로부터 엘시티를 구입한 것은 맞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인수했다”고 해명했다.

뒤이어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박 후보의 해명에 대해 “거짓 뒤에 숨지말고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부모자식 간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산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지난 15일 해명에서 밝히지 못한 ‘불가피한 사유’가 무엇인지 밝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부산선대위도 이날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의 해명에 대해 “거짓은 거짓을 낳을 뿐이다”며 Δ당시 시세 보다 낮은 프리미엄 가격 Δ자녀와 부인의 엘시티 구매 자금 출처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영춘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인 전재수 국회의원은 “당초 엘시티를 정상적으로 구입했다고 했는데, 가족 간 거래로 밝혀졌다”며 “의혹이 나오면 논리적으로 완결된 설명을 하면 되는데, 박 후보가 그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 계속해서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도 “부산시민들이 부산의 책임자 될 수 있는 시장 후보에 대해 알고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거짓은 거짓을 낳을 수 밖에 없고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에게 요구되는 것은 시민의 비판과 의혹에 대해 진실되게 답하고 심판 받는 것”이라며 “자꾸만 진실을 덮으려고 해명하다 보면 또 거짓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엘시티 소유자는 박형준 친자식이 아니라 재혼 아내의 전 남편 아들이다. 법적으로 박 후보의 직계가족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의붓아들이라는 표현도 잘못된 말”이라며 “재혼 당시 부인의 자녀들은 이미 성인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엄밀히 가족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또 “홍대 입시 비리 역시 같은 이유로 박형준 후보가 대학교에 서류를 요청할 권리가 없다”며 “경제시장 되겠다던 김영춘 후보는 매일 치졸하게 심술 부리는 흑색선전만 하지 말고 다시 경제 시장 후보로 돌아와 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옆에서 보니 재혼 가정의 미묘한 어려움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재혼가정의 어려움을 김영춘 후보가 정말 심술궂고 치졸하게 공격하고 있다. 그러한 공격은 그만하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박형준 후보도 “이번 선거에 나오면서 걱정한 것이 혹시라도 마음에 품은 자녀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며 “법적으로 친가가 있는 사람이고, 저 때문에 피해 받아서는 안되는 사람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가쪽에서도 아이들 신상털기하고, 아이들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많았다”며 “검증해야 할 사람은 박형준이지 그들이 아니다. 재혼 가정에 대해서 좀 더 감수성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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