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말레이시아와 단교”…말레이 “北대사관, 48시간 이내에 떠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9일 2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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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북한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북한 국적자를 미국에 인도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단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을 향해서는 “배후조종자”라며 보복을 경고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48시간 이내에 떠나라라며 2017년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사실상 폐쇄된 주평양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17일 무고한 우리 공민(국민)을 범죄자로 매도해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 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면서 “말레이시아와 외교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에 따르면 미국에 인도된 인물은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문철명이 대북 제재를 위반해 사치품을 북한에 보내고 유령회사를 설립해 불법 자금 세탁을 한 혐의로 2019년 5월 말레이시아 정부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외무성은 미국을 향해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북-미) 관계는 70년 동안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으며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실증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의 배후조종자, 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미리 경고해둔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신병 인도 요청에 대해 “특대형 적대행위”라고 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어떤 대화도 없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의 일방적 결정은 부당하고 불균형적이고,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 촉진에 확실히 지장을 준다”고 밝혔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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