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양보’ 전환…야권지지층 ‘여론전’ 나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0일 12시 06분


공식 선거운동 25일 이전 단일화 합의
여론조사 앞두고 우호적 여론 형성 나설 듯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각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가 ‘대립’ 구도에서 ‘양보’ 국면으로 전환됐다. 벼랑 끝 대치로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모두 양보로 급선회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정치권에선 두 후보가 19일 회동을 통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5일 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겠다고 합의한 만큼 24일까지 단일 후보가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 후보는 20일 “안 후보와 다시 만나 법정 선거운동 일에는 한 명의 후보가 선거 운동할 수 있도록 무슨 일이 있어도 여론조사를 끝내자는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1일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23일에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도 두 후보가 서로 양보한 만큼 ‘적합도+경쟁력, 무선전화 비율 100%’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론조사 대상을 무선전화(휴대전화)에서 100% 추출해 2개의 표본으로 나누고 여론조사 업체 2곳이 각각 ‘경쟁력’과 ‘적합도’를 물은 뒤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두 후보 모두 19일 ‘양보 승부수’를 띄운 것은 앞으로 진행될 여론조사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무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후보가 통 크게 양보하고 결단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우호적인 여론을 얻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두 후보가 약속했던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불발에 따른 책임론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각각 기호 2번과 4번으로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반전시키기 위해 ‘통 큰 양보’의 모습을 취했다는 해석이다.

여론조사 앞두고 '야권 지지층 호소' 펼칠 듯
두 후보는 앞으로 이틀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여론조사를 앞두고 야권 지지층에 호소하는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후보는 19일 “제가 이기는 것보다 야권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시민의 선택과 평가에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도 “제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라고 밝혔다.

두 후보 모두 이번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권 지지층을 향해 야권 단일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부각시킨 것이다.

두 후보가 19일 공개적으로 양보 선언을 한 만큼 양 측의 실무협상단도 협의를 재개하고 여론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조사 방식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여론조사 시기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는 만큼 두 후보가 다시 만나 최종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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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1-03-20 13:06:49

    오씨, 안씨 서울을 성범죄당 넘겨주면 너희 돌은 역사의 죄인이다...

  • 2021-03-20 14:36:07

    말로만 잘하겠다는 민주당에 신물이 났는데 여기서도 서로 양보를 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의 상황이 나온다. 말로만 하는 정치를 끝내고 행동으로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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