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집토끼 잡기’ 전략으로 전환하나…강해진 메시지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1일 07시 07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19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 News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19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 News1
4·7 재보궐 선거에서 수세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이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더불어 그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이해찬 전 대표까지 친여 성향의 방송에 출연해 강성 발언을 쏟아내는 등 지지층을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연속으로 ‘이동형TV’,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시사타파TV’, ‘주진우 라이브’ 등에 출연하면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역사상 최대 압승을 이끄는 등 대표적인 선거 전문가로 통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은 물론 서울시장 지지율까지 야당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지원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는 ‘MB 키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는 ‘진득하지 못하고 자꾸 기웃거리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에 대해서는 “자신이 안 하고 (내곡동 땅 셀프 특혜 의혹에 대해) 국장에게 전결권이 있었다는 것은 행정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뻔뻔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저도 정부에서 일해보면 그린밸트(해지)나 지하철 노선 작업 등 이해관계가 예민한 것은 몇번이나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안 후보는 한 당에서 진득하게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고 자꾸 기웃거리고, 그렇게 해서는 정치 못 한다”며 “안타깝다. 차근차근해서 신뢰받을 수 있는데 바로 집어 먹으려고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지층 결집 발언이다.

그는 지난 17일 시사타파TV 방송에서 “진다고 하니까 낙담해 투표를 안 하고 당은 지원도 안 하고 선거캠프만 혼자 움직인다”며 “(여론조사에) 속지 말고 포기하지 않으면 역전한다”고 독려했다.

이동형TV에서도 “조순 전 서울시장도 박찬종 후보에게 역전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회창 전 대표에게 역전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단일화해서 이회창 대표를 역전했다”며 “우리가 이기는 선거는 대개 역전승이고 압도적으로 이기는 경우는 없다. (여유있는 승리는) 배부른 생각을 하는 것일 수 있다.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으로 한동안 사과하며 침묵했던 박영선 후보도 다시 강하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의원이 선대위에서 물러난 후 선거 분위기를 전환하고 지지층 결집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지난 19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내가 책임져야 하는구나’, ‘지난 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 다 내가 책임져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왔다”며 “지금 출렁이는 파도 위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쏴야 하는 심정인데 안 흔들리기 위해 허리춤을 서로 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진영, 지지자가 움직이기 시작했구나’라고 느껴 발동이 걸린다”며 “오늘(19일) 금천구에 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쭉 서 계셔서 제가 명함을 다 줬는데 어떤 분이 ‘찍어찍어! 박영선이 무슨 잘못이야’라고 하는데 그런 에너지가 (저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우상호 민주당 예비후보와의 당내 경선 당시 박 후보가 의도했던 중도 확장성보다는 흔들리는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박원순 전 시장 문제에 대해 정의당이 굉장히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의당 지지율이 3~5%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그 표도 아쉬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부동산 가격 급등은 지지층 사이에서도 굉장히 분노하는 문제인 데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까지 터지며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민주당 지지층이 당장 야당으로 돌아서진 않겠으나, 이렇게 계속 흔들리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우선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야권의 단일화 상황을 봐가며 대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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