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일 ‘야권 단일화’를 위한 마지막 실무협상에 나선다.
두 후보의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만나 여론조사 문항과 문구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최종 합의가 타결될 경우 여론조사를 거쳐 이르면 22일, 늦어도 23일 야권 단일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측은 전날(20일) 비공개 실무협상을 갖고 여론조사기관 2곳이 적합도와 경쟁력을 50%씩 반영해 조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조사 표본은 각각 1600개씩 총 3200개이며, 무선 안심번호 100%로 설문하기로 했다.
지난 4일 첫 실무협상을 시작한 이후 결렬과 타결을 반복했던 야권 단일화가 ‘고지’를 앞두면서, 정치권의 이목은 최종 합의안이 나오는 ‘시각’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실무협상단이 이날 오전 최종안을 발표할 경우 여론조사는 주말인 일요일(21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반면 최종안이 오후 또는 저녁에 나올 경우 여론조사는 평일인 월요일(22일)에 진행될 공산이 크다.
법정 선거운동일(25일) 전에 단일 후보를 확정한다는 ‘대원칙’에는 영향이 없지만, 주말 조사냐 평일 조사냐에 따라 정치성향별 응답률이 소폭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경험적으로 주말 조사는 중도층의 참여가 높고, 보수층이나 고연령층의 영향력은 덜하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직업에 따라 주말과 평일 응답률이 다르다. 중도층 비율이 높은 화이트칼라는 평일보다 주말에 호응이 높다”며 “표본오차의 관점으로 보면 1~2%의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했다.
1~2%의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소수점 접전’을 펼쳐온 오 후보와 안 후보에게는 치명적인 격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시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누구를 범야권 단일 후보로 선호하는지’ 문항에서 오 후보가 38.4%를 기록해 안 후보(38.3%)를 0.1%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전문가들은 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층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두 후보 모두 ‘중도확장성’이 있는 정치인으로 꼽히지만 오 후보는 보수층, 안 후보는 중도층과 진보층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추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시 성인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야권 단일후보 가상대결’ 조사를 한 결과, 이념성향별로 오 후보는 보수(57.8%), 중도(38.4%), 진보(25.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 후보는 중도(39.1%), 진보(28.2%), 보수(25.3%)를 기록했다. 오 후보는 보수층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안 후보는 중도·진보층에서 소폭 앞선 결과다.
이에 따라 안 후보 측 실무협상단은 최대한 신속하게 실무협상을 마무리하는 전략을, 오 후보 측 실무협상단은 ‘디테일’을 이유로 타결을 지연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여론조사기관 전문가는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여왔다”며 “소수점 대 차이로도 승패가 갈릴 수 있을 만큼, 여론조사 요일 변수에 민감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5%p이며,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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