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독주’냐 ‘소용돌이’냐…野 단일화 결과따라 정치판 ‘요동’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되는 가운데 이번 단일화 결과는 두 후보의 정치적 입지에 더해 야권 정치 구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야권에 따르면 오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보수 정당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독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대로 말하면 국민의당을 위시한 제3세력은 급격하게 쪼그라들 우려가 있다.

안 후보는 실무협상이 최종 타결된 전날(21일) 야권 단일후보가 되든 안 되든 ‘더 큰 2번(야권)’을 위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안 후보의 뜻대로 이뤄질지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오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 뒤라면 비관적 전망은 한층 짙어진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3석’ 국민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썩 내켜하지 않는 분위기다. 안 후보를 향해 ‘입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그 과정에서 또한번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특히 안 후보가 지난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가 ‘급’을 낮춰 서울시장에 출마했는데 단일 후보 타이틀도 따내지 못하면, 합당이 되더라도 국민의힘 내 안 후보의 발언권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의 자존감과 존재감을 회복하게 된다. ‘우리 당 후보가 최종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며 안 후보를 깎아내리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위상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이후 밀어붙인 ‘변화와 혁신’ 노선이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를 재신임하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적어도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서는 김 위원장의 중도 외연확장 행보와 궤를 같이 하는 의원들의 발언권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야권은 전례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안 후보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감없이 표출해온 김종인 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커질 공산이 크다. 최악의 경우 김 위원장의 조기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비판을 한몸에 받아온 ‘군소정당 대표’ 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눌렀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의힘 위상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이 야권의 지지층 외연확장을 위한 성장통이 될지, 보수 정당이 나락으로 밀리는 단초가 될지는 안 후보와 국민의힘이 얼마만큼 포용적 정치를 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대정당에 들어가고싶은 안 후보와, 혁신이 필요한 국민의힘의 상호 이해가 맞아떨어져 보수 정치권이 훨씬 몸집 큰 ‘반(反) 문재인 연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내년 대선에 대한 야권의 기대감은 한층 커질 것이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강경 보수 세력이 야권 주도권 싸움에 참전해 혼란을 더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양당은 눈앞에 닥친 4월 보궐선거에 집중하며 내부 잡음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일단 박영선 후보를 이겨야 다양한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것”이라며 “어느 후보가 됐든 박 후보를 큰 격차로 이긴다면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론에도 힘이 실릴 것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