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야권의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가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도 단일화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일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표심 변화는 물론 민주당의 향후 선거 전략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22일 “언론사 여론조사와 당 자체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봤을 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일 것 같다”며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두 후보가 각각 승리할 경우를 전제로 한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23일 야권 후보가 결정되는 즉시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확실한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오 후보는 조직력에서, 안 후보는 중도 확장력 면에서 각각 비교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민주당은 조직력에서 앞서는 만큰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철저한 조직 싸움으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연일 오 후보에 대해 맹폭을 퍼붓는 배경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것 같으니 민주당이 미리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오 후보에게 타격을 입혀 안 후보와의 1대 1 대결을 바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두 진영의 대치가 최고조에 달할 경우 20%에 육박하는 무당층의 표심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응답자 중 무당층은 26%에 달했다. 서울지역 민주당 지지율(28%)에 육박하는 수치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 지역의 한 여당 의원은 “오 후보가 이긴다면 ‘민주당도 싫고 국민의당도 싫다’는 중도 유권자들 상당수가 부동표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권 관계자는 “주요 선거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에 따른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