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北-中, 세상 부러워할 관계로”… 시진핑 “한반도 평화 공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3일 03시 00분


[외교 안보]신임 중국 주재 북한대사 접견서
양국정상 구두 메시지 주고 받아
갈등만 확인 美中 고위급회담 직후
“中 한반도 태도변화 있을 듯” 분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관계를 세상이 가장 부러워하는 관계로 만들자”는 메시지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가 22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형세 아래 북한 동지들과 손잡고 노력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2일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베이징(北京)에서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대사를 접견했다. 신화통신은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을 통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구두 메시지가 서로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북-중 관계를 세상이 가장 부러워하는 관계로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이 북한의 변치 않는 입장이라는 것을 리 대사를 통해 전달했다. 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빈곤 퇴치 등에서 성과를 냈다”며 “북-중 우호 관계가 시대적 요구와 근본 이익에 따라 승화 발전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두 나라의 전통적 우의는 두 나라 인민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중국과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인민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자”고 했다. 시 주석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서방의 대중국 견제와 대북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듯 “현재 국제적 지역적 형세가 심각하게 변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 안정과 발전 번영을 위해 새로우면서도 적극적인 공헌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메시지는 지난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양국의 첨예한 대립만 확인하고 끝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새롭고 적극적인 공헌’을 언급해 중국의 달라진 자세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미중이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중국이 미국을 도와 북한을 압박해 줄 것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룡남 신임 북한대사는 18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정은#시진핑#한반도 평화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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