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보수의 반격…오세훈 ‘10년 터널’서 구했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3일 15시 49분


"선거 임박하면서 진영 대결…보수 吳로 결집"
"김종인 매직…중도 개미보다 정당 조직의 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오 후보의 단일화 승리에 대해 보수의 결집이 이끈 결과로 풀이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후보는 경쟁력과 적합도 등을 포함한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의 승리는 정치권 누구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 후보는 당초 국민의힘 본경선 전에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보다 저평가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에서 득표율 41.64%를 얻어 1위를 차지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오 후보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5일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PNR리서치가 진행한 적합도 조사에서 오 후보는 36.5%, 안 후보는 33.2%로 오차범위(±3.5%p) 내에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만약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했을 때 범야권에서 다음 중 어떤 후보가 나서야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경쟁력 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40.5%, 안 후보 37.5%로 나타났다. 적합도 조사는 오 후보, 경쟁력 조사는 안 후보가 유리하다는 상식이 깨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속돼 단일화 막판까지 이어졌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가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21일 공표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오 후보는 34.4%, 안 후보는 34.3%로 0.1%포인트차로 오차범위(±3.1%p) 내에서 앞섰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대결에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냐’고 묻는 경쟁력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오세훈 후보가 39.0%, 안철수 후보가 37.3%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전날(22일) 공표된 JTBC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오 후보가 35.5%, 안 후보가 31.2%로 오차범위 내(±3.1%p)에서 우위를 보였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28.0%로 안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보수의 응집력과 결집력 등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니대선’, ‘대선 전초전’으로도 불리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차기 정권교체의 구심력이 될 제1야당 후보에게 야권 지지층의 막판 표심이 몰렸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조직력 차이도 일부 있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각 진영으로 결집했고, 보수층이 오 후보로 결집한 결과”라고 했다. 또 당초 예상보다 단일화 여론조사가 빠르게 마감된 것을 두고 “보수 유권자들의 응답률도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오 후보는 일관되게 여론조사에서 상승세였다. 후보등록일(지난 19일) 전에 여론조사를 했으면 상대적으로 경쟁력 면에서는 안 후보가 우위였을 것”이라며 “선거가 임박하고 양 진영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차이가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김종인의 매직이라고 본다”며 “이번 선거뿐 아니라 차기 대선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중심의 선거여야 하고,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발현하기 위해서 오 후보가 돼야 하지 않냐는 컨센서스가 보수층에서 작동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의 집결력과 응징력, 조직력 등을 오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꼽으며, “적합도를 늘 앞섰던 오 후보가 경쟁력까지 안 후보에 앞선 것은 그만큼 응집력이 높았던 것이고, ‘중도 개미’보다 결국 정당 조직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단일화 승리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담금질해서 시민 여러분께 진 마음의 빚을 일로써 갚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해왔다”며 “지난 10년을 무거운 심정으로 살아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제 가슴 한켠에 자리한 무거운 돌덩이를 이제 조금은 걷어내고 다시 뛰는 서울시로 보답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성원해달라”며 “분노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선택해 준 여러분의 마음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위대한 시민의 선택의 날”이라며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승리를 가져오겠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의 새로운 출발,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