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하면서 또 한번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안 후보는 이날 야권 단일화 경선 결과 발표 후 약 4시간 만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만 저의 꿈과 각오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저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안 후보가 “시대와 국민이 제게 주신 소임을 다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사실상 내년 대선을 위한 행보의 시작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안 후보가 ‘새정치의 아이콘’으로 대안세력이 됐던 이미지는 퇴색되고 ‘철수와 패배의 아이콘’의 돼 간다는 평가가 내년 대선에서의 최대 극복 과제다. 안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 경쟁에서 양보하거나 패배한 것이 세 번이나 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단일화 협상에서의 후보 사퇴 등 ‘철수’한 경우가 두 번,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것은 이번 한 번이다. 이 과정에서 진보, 보수를 오가며 단일화를 시도해 양쪽으로부터 “정체성이 뭐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선 야권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3등으로 패했다.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단 3석을 얻으며 당세가 크게 위축됐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안 후보는 오 후보를 돕는 것으로 밑거름 삼아 야권 대선 플랫폼의 중심에 서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한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 안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집중한 뒤 대선을 위해 범야권 대통합을 해야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안 후보가 윤 전 총장과의 연대를 통한 야권 재편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은 야권 지지자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는 거대한 댐 역할을 하는 분”이라며 “제가 도와드릴 부분 있다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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