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MB 닮아” vs 오세훈 “민심 분노”… 대진표 확정되자마자 난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영선 對 오세훈]
서울시장 보선 2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23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선출되고 여야가 일대일로 맞붙는 본선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양측은 치열한 난타전을 시작했다. 국민의힘과 오 후보는 ‘무능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보수 지지층과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중도층을 집결시키는 전략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낡고 실패한 시장론’ 등을 앞세워 오 후보의 자질 검증과 여권 지지층 결집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 ‘정권 심판론’으로 범야 결집 나선 오세훈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금태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금태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도전하게 된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 중 감정이 복받치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시민 여러분께 진 마음의 빚을 일로써 갚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해왔다”며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 등으로 서울시장직 사퇴 뒤) 지난 10년을 무거운 심정으로 살았다. 가슴 한쪽에 자리한 무거운 돌덩이를 이제 조금은 걷어낸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서 오 후보는 ‘정권 심판’이라는 표현을 5차례나 써가며 “정권 교체를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또 단일화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도 “단일화 전투에서는 대결했지만 정권 심판의 전쟁에서는 내 손을 꼭 잡아 달라”며 “어제까지 (단일화 싸움에서) 어디에 있었는지는 깨끗이 잊자”면서 중도층 확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특히 보선 뒤 ‘대선 플랫폼’에 함께할 대상으로 언급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금태섭 전 의원 등을 향해 “성심을 다해서 삼고초려를 시도해 보겠다”고 했다. ‘정권 심판’이라는 명분하에 제3지대에 있는 중도층을 향해서도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것이다.

반면 오 후보는 ‘서울 내곡동 땅 특혜 수용 의혹’ 등을 앞세워 공세를 펼치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거친 표현과 함께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동요하지 않는 서울시민들의 반응을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재난지원금 디지털 화폐 10만 원 지급 공약에 대해 “신종 돈봉투 선거로 표를 돈으로 사겠다는 파렴치하고 몰지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직 선거, 흑색선전, 인기 영합주의적 선거의 삼각파도가 몰아치고 있다”며 “어떠한 거대한 조직도 분노한 민심을 이길 수 없음을 깨우쳐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월 총선 때 정부여당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를 내세운 것을 참패의 원인으로 분석했고, 이번 선거에서 ‘현금 살포’의 효과가 재현되는 걸 막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 “MB 아바타” 吳 검증 공세 박영선
2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박영선캠프 2030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박영선캠프 2030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후보는 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데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며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똑 닮은 후보가 선정돼 두 손 불끈 쥔 상황”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공동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상대) 후보가 결정됐기 때문에 머리가 좀 맑아지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오 후보의 내곡동 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오 후보는 말을 세 번째 바꿨다.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게 MB를 연상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민주당도 오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지자마자 당 차원에서 총력전에 나섰다. 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 후보의 거짓말 스무고개가 점입가경”이라며 “MB 아바타다운 거짓말 정치”라고 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와 박 후보 캠프 측은 이날 이례적으로 11건의 논평 및 브리핑을 쏟아내며 오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김지현 기자
#박영선#오세훈#대진표#난타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