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 후보들의 일부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선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는 가운데,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 등이 나오면서 여야는 모두 ‘입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또다시 “중증 치매 환자”라고 표현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증미역 유세에서 “(문 대통령이) 집값 아무 문제 없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1년 전까지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가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면서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집값을 올려놓은 것은 100% 문재인 대통령 잘못”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전날 회의에서 오 후보가 2019년 10월 광화문 보수집회에 참석한 것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이라는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 어린 막말 선동을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현저하게 낮게 나온 것에 대해 “20대 경험치가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대문구 북가좌초등학교에서 20대 지지율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20대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과거의 역사에 대해 30~40대나 50대보다는 경험한 경험수치가 좀 낮지 않냐”며 “지금 여러가지 벌어지는 상황들을 지금의 그 시점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닌 20대에 물어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때문에 제일 힘든 것이 20대다. 일자리와 미래가 불안한 데 대한 불만이 아닌가 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 24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서울 거주 성인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와 박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각 60.1%, 21.1%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박 후보 발언에 국민의힘은 “청년 비하”라면서 즉각 비판했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낮은 20대 지지율의 원인으로 역사적 경험치를 운운했다”면서 “황당하고 어이없는 인식이자, 이 땅의 청년들을 얕잡아보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춘 “부산=암 환자” 비유…뭇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부산을 ‘3기 암환자’에 비유했다.
그는 “3기 암환자는 요즘 수술과 치료를 잘하면 충분히 살고 회복할 수 있다. 저 김영춘이 감히 3기 암환자 신세인 부산을 살리는 유능한 의사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어 “그런데 말만 앞세우는 훈수꾼, 훈수전문가가 수술을 맡으면 그 환자가 죽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는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암환자들을 비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부산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악스럽다. 민주당은 부산과 싸움하러 나온 건가”라며 “김 후보의 망언은 부산뿐만 아니라 암과 투병하는 환우들도 함께 모독하는 것이다.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진중권 “입조심하라”… 김종인, 오세훈에 ‘주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거칠어지는 후보들의 발언에 “이기고 싶으면 입조심하라”고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광신적 지지자들 단속 잘하라. 지지율 좀 올랐다고 교만하지 말고, 끝까지 조심, 그리고 겸손”이라며 “한국 정치에서는 2주 동안에 온갖 일이 다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 후보의 발언을 두고 “흥분해서 과격한 발언을 했다는 걸 들었는데,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거라고 본다”며 “내가 그렇지않아도 주의를 줘서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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