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헬기에 유무인 복합운영체계 적용 ‘스마트 국방’ 임무 수행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9일 03시 00분


[新 자주국방]한국항공우주산업
잠정 전투적합 판정 획득 ‘LAH’
비행시험 후 내년 개발완료 목표
한국형 MUM-T와 동반수출 기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은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KUH-1 수리온 기동헬기, RQ-101 송골매 군단급무인기 등 국산 항공기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안보와 항공전력 강화에 기여해왔다.

현재 KAI는 KF-X 한국형전투기, LAH·LCH(소형무장·민수헬기) 등 대형 국책개발사업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 특히 LAH는 육군의 노후 헬기 500MD, AH-1S를 대체하고 미래 대한민국 영공 수호를 담당할 육군의 미래 핵심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LAH는 2015년 6월 개발에 착수해 2019년 7월 초도비행에 성공한 뒤 지난해 12월 잠정 전투적합 판정을 획득했다. KAI는 비행시험과 후속 시험평가를 거쳐 2022년 말 LAH 체계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LAH는 20mm 터렛건 기관포, 70mm 로켓, 최신 공대지유도탄·무유도로켓 무장 등을 탑재해 미래 전장을 위한 무장헬기로서 임무수행 능력을 극대화했다. 정밀 항법장치와 자동비행조종장치(AFCS), 헬멧과 연동된 사격통제체계 등 각종 첨단장비와 시스템도 적용돼 조종사의 편의성과 안전성도 함께 강화했다. 앞으로 체계개발 완료 후 전력화되면 적 기갑부대 제압, 공중강습부대 엄호, 위력수색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군은 스마트 국방혁신의 일환으로 LAH에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 기술을 적용해 임무 범위와 능력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MUM-T는 무인기와의 협업을 통해 저속 저고도에서 운용되는 헬기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세대 전술체계이다.

MUM-T가 적용된 미래 전장 상황을 상상해보자. 임무 지역으로 비행한 LAH는 내부에 탑재한 소형무인기를 발사한다. 발사된 무인기는 무인기 통제사의 조종을 받아 자유롭게 비행하면서 광학추적기를 통해 적의 동향과 정확한 위치 좌표 등의 정보를 획득한다. 무인기가 정보를 획득하는 동안 LAH는 안전지역에서 무인기의 영상정보를 실시간 공유 받는다. LAH는 무인기의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주요 표적을 정밀타격해 임무를 완수한다. 촘촘하게 연결된 통신망을 기반으로 LAH와 무인기가 한 팀이 되어 움직임에 따라 LAH가 적군이 매복해 있는 위협지역 상공을 직접 비행하거나 지상군을 적지에 투입시키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달성할 수 있다.

기존에 헬기 조종사에게는 통신, 항법, 생존, 임무, 무장과 같은 많은 기능 수행이 요구됨에 따라 실시간 상황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무인기가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종사의 업무 피로도와 부담은 줄이고 생존성은 물론이고 임무성공률과 전술적 우위를 높일 수 있다.

미래 전장에서는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전장 상황을 동기화하는 체계 간 상호연동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신망을 기반으로 즉각적이고 민첩하게 정보를 나누고 분석할 수 있는 MUM-T는 전술체계의 미래이자 기존의 헬기 운용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군은 적은 병력으로도 전투력을 극대화하도록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강군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육군은 한국형 MUM-T 개발을 위해 신속시범획득사업을 추진해 조기 전력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는 LAH에 국산 무인기를 연동해 헬기에서 무인기를 통제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준비 중이다. 향후에는 LAH 내부공간에 발사형 무인기를 탑재해 정보수집뿐 아니라 내장된 탄두를 통해 무인기가 지정목표물을 직접 타격·공격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KAI는 해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MUM-T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안에 LAH에 실제 무인기를 탑재해 MUM-T 구현 가능성을 시도하는 지상 데모 시현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선행연구를 통해 발사형 캐니스터(발사관) 또는 투하형 캐니스터 등 구체적인 LAH MUM-T 운용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격헬기의 경우 조종사 외 탑승·적재공간이 없으나 LAH는 무인기를 싣거나 무인기 통제사가 탑승할 수 있는 내부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MUM-T를 적용해 임무능력을 확장하고 무장헬기로도 공격헬기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헬기를 개발 중인 미국도 기존의 공격헬기와 다르게 동체 공간을 갖는 형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무인기를 내부에 탑재하는 방식이 미래 헬기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MUM-T가 구축되면 한국군의 전력 증강은 물론이고 수출시장 개척도 기대된다. 가격대가 높은 공격헬기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국가들에 LAH+MUM-T 패키지를 수출하는 대안도 제시할 수 있다. KAI는 미래 전장에 최적화된 LAH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한국군의 국방 인프라를 확대하고 첨단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국방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新자주국방#국방#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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