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자기 지지층을 최대한 사전투표장으로 우선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최근 여러 차례 전국 선거에서 높은 사전 투표율이 승리를 견인했다고 판단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층의 결집력을 호소하며 조직력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선호층인 2030세대가 야권 지지층으로 돌아서고 있어 과거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대대적인 사전투표 독려작업에 들어갔다.
● 민주당 “핵심지지층이 사전투표해야”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는 1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투표를 하는 수요일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직장인들이 내일과 모레 사전투표를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라며 지지층의 사전투표를 유도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유세에서 파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면서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는 주말인 3일 오전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알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페이스북에 ‘#사전투표하고 일해요’라는 문구와 사진을 올리면서 투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반을 지나면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조직력 가동을 극대화시켜 사전투표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를 비롯해 직장인 등은 평일인 본투표일보다 주말을 낀 사전투표에 참여하기가 쉬운 만큼 이들을 최대한 투표소로 끌어내겠다는 것.
● 오세훈 “투표시스템 믿어달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부정선거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한민국 투표 시스템을 믿고 되는대로 많이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서울 노원구 유세에서 “사전투표에 대해 절대 의심하지 마시고 모두가 다 사전투표를 할 수 있으면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2일 사전투표에 참여하면서 외곽 지원에 나선 것도 지지층을 사전투표장에 유인할 동력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 사전투표함 보관장소에 후보 측 참관인 동행 등 안전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을 적극 알리면서 지난 대선과 총선 때 사전투표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해 온 보수 층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칫 선거에서 이겼다는 판단 때문에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며 “본투표일이 평일임을 감안해 사전투표 때부터 지지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 “2030 vs 민주당 지지층 사전투표 대결”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29, 30일 서울시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1%가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사전투표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당별 투표 의향을 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51.8%, 국민의힘 지지층은 26.3%가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가설에 부합한다.
하지만 2030세대의 높은 사전투표 의사가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선 20대(18,19세 포함)의 49.3%가, 30대의 45.2%가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들은 박 후보에 비해 오 후보를 20% 가량 더 지지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전 투표는 돌아선 2030과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 대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무당층의 37.8%나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답한 점이나, 2일(15%) 보다 주말인 3일(25.1%)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훨씬 많은 것도 투표율에 영향를 줄 변수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의 91.2%, 국민의당 지지층의 87%가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해 민주당 지지층(77.3%)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야당에선 “일찍 의사를 결정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대거 사전투표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예전 선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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