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월 초부터 3개월째 억류하고 있는 ‘한국케미’호(사진)와 선장을 이달 중순 석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경 석방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 총리가 13일 전후 2박 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 한국케미호와 선장 석방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 이란 측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선박 억류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의가 상당히 진전됐다”며 “선박과 선장이 조만간 풀려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월 4일 한국인 5명을 포함해 선원 20명이 탄 한국케미호가 오만 인근 호르무즈해협에서 환경오염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억류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를 돌려받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선박을 억류한 것으로 봤다. 이는 미-이란 간 핵합의(JCPOA)와 얽힌 국제정치적 사건으로 비화됐다. 이란은 억류 이유로 든 환경오염 재판을 위한 사법 절차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이란은 2월 초 한국인 선장을 제외한 선원의 귀국을 허용했지만 선박과 선장은 계속 억류해 왔다. 현재 이란에는 선장 외에 한국인 4명 등 14명의 선원이 선박 유지를 위해 체류하고 있다.
2월 선원들의 귀국을 허용했을 때도 이란이 체납한 유엔 분담금을 정부가 대납해주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후 정부는 동결 자금을 활용해 의약품 등을 구입해 이란에 제공하기로 하고 자금 송금을 위한 미국의 특별 제재 면제를 받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협의해 왔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자금 송금을 위한 미국의 특별 면제를 받았거나 면제를 받을 것이라는 확약을 이란에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동결 자금 문제 자체에 진전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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