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득표율 가장 근접 ‘민심 바로미터’ 영등포구-부산진구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3일 03시 00분


[재보선 사전투표]
오전엔 중장년층, 점심시간 되자 직장인들 사전투표 긴 줄
“성추행-부동산 투기 與 책임져야”… “野도 잘한게 뭐 있나” 표심 갈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최모 씨·28·여)

“아무리 민주당이 잘못을 했다고 해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뽑고 싶진 않다.”(이모 씨·68·여)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과 부산에 마련된 투표소에 나온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동아일보는 과거 서울·부산시장 당선을 정확하게 결정짓는 표심을 보였던 서울 영등포구와 부산 부산진구의 투표소를 찾았다. 오전 이른 시간과 오후 늦은 시간에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점심시간 전후로는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수십 명이 줄을 지어 기다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 서울, 오전엔 중장년층 오후엔 직장인 행렬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2동주민센터 앞에는 사전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닐곱 명 수준이었던 대기줄은 낮 12시경이 되자 20여 명 수준으로 불었다. 오전에는 노년층이 주를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근처 직장인과 학생 등이 몰렸다. 오후 1시경 찾은 여의도동 주민센터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러 나온 30∼50대 직장인들이 늘어섰다.

서울 영등포구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포함해 2010년, 2014년, 2018년 등 최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종 득표율에 가장 근접한 득표율이 나온 곳이다. 거주 세대가 다양해 어느 한쪽으로 표심이 쏠리지 않아서다.

이날 만난 영등포구 유권자들 민심은 갈렸다. 대학원생 최모 씨(28·여)는 “이번 선거는 누가 더 비호감이냐의 싸움이라고 본다”면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임 시장 시절 발생한 성추행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의도 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61)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 부동산 이슈에 있어서 야당보다는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반면 이지선 씨(40·여)는 “평소 복지 이슈에 관심이 많아 보수 정당보다는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며 “민주당 지지율이 낮다 보니 나라도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나섰다”고 했다. “민주당이 잘한 것은 없지만 국민의힘과 오 후보가 더 싫다”(70대 남성 윤모 씨)는 반응도 있었다.

○ 부산 “헐뜯기 그만하고 부산 살려줄 시장 나와야”

부산에서는 부산진구가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2010년, 2014년, 2018년 부산시장 선거 모두 최종 득표율과 부산진구 득표율이 채 1%포인트 차이도 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부산진구 양정1동 주민센터에는 사전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시민들은 “나라 꼴이 이게 뭐냐. 민주당을 아주 혼내야 한다”, “그래도 동네에서 자주 본 (민주당) 김영춘 후보 찍어주려 한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아들과 함께 투표를 마치고 나온 70대 남성은 “나라 힘들게 만든 민주당 심판하러 왔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일을 잘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친구와 함께 온 30대 여성은 “엘시티 문제 같은 걸 보면 김 후보에게 더 호감이 간다”고 했다.

어느 때보다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했던 만큼 이에 대한 염증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 40대 주부는 “경제가 많이 힘드니 (후보끼리) 서로 그만 헐뜯고 부디 능력 있는 분이 당선돼 부산을 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강성휘 yolo@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사전투표#민심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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