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대 결심” 경고에…野 “어차피 질 선거, 사퇴? 원치 않아”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4월 3일 14시 24분


진중권 “생각보다 표차가 크게 나는 모양”
吳, 사전투표 마친 뒤 “(중대결심) 관심 없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향해 “상황에 따라 중대 결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 가운데,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중대결심 협박이 무엇이냐. 설마 박영선 후보의 전격 사퇴? 도대체 무엇으로 중대결심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게재했다.

이어 “박 후보 감정적 업다운이 워낙 유별나니 갑자기 책임론 인정하고 어차피 질 선거, 사퇴로 깔끔하게 중대결심 하려는 걸까? 그건 우리 당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런 결심보다는 김태년 대표가 박주민 의원에게 주문한 대로, 강력한 경고에 대한 박 의원의 합당한 의견 표명, 즉 의원직 사퇴 정도가 우리 국민이 보고싶은 중대 결심이다”고 전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선거가 급해지다보니 민주당은 ‘기억농단’을 통한 실체 없는 억지 네거티브에 화력을 다하고 있다”며 “원칙있는 패배를 준비하길 바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진중권 전 교수(왼쪽)와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동아일보DB
진중권 전 교수(왼쪽)와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동아일보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너(오 후보) 사퇴 안 하면 나(박 후보) 사퇴한다는 얘기”라면서 “어차피 대패해 망신 당하기보다는 바둑판 자체를 엎어버리겠다는 얘기”라고 올렸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표차가 크게 나는 모양”이라며 “후보가 할 수 있는 중대결심이 사퇴밖에 더 있냐. 하지만 지금 사퇴했다가는 욕만 바가지로 먹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온갖 짓 다 해놓고 심판마저 피해가겠다는 얘기니까. 내곡동 땅 의혹은 실체가 없다. 오세훈이 해명한다면서 뻘짓하니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물고늘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영선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본인이 공언한 대로 물러나는 게 도리”라며 “상황에 따라 ‘중대 결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중대 결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두고 보시라”고만 답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이튿날인 이날 오전 사전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 측의 ‘중대 결심’ 발언에 대해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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