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최종 20.54%를 기록했다. 선거전이 ‘정권심판론’ 대 ‘국정안정론’ 양자 대결로 펼쳐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유권자 1216만1624명 중 249만7959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사전투표율이 20.54%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21.95%, 부산시장 보궐선거 18.65%이다.
역대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21대 총선(26.7%)보다는 6.16%포인트(p) 낮지만,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14%)보다는 0.4%p 높은 성적이다.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중에서는 가장 높다.
정치권은 궂은 날씨에도 사전투표율이 견조한 성적을 낸 배경으로 ‘양자 대결’ 구도를 꼽았다. 사전투표가 야권의 ‘정권심판론’ 대 여권의 ‘국정안정론’이라는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국민의 정치 참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한민국 양대 도시의 차기 시장을 뽑는다는 ‘중량감’도 한몫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역대 재보궐선거로 보면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달성했다”며 “사전투표의 편의성, 선거에 대한 관심도, 진영 대결 양상을 보인 선거 형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본 투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율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역대 선거에서 총투표율이 사전투표율에 정비례했던 만큼, 이번 재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40~50% 구간 전후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배 소장은 “일반적으로 총투표율은 사전투표의 약 2.5배 수준이었고, 갈수록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율을 역전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4·7재보궐선거 총투표율 전망치는 대략 50~53% 선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총투표율에 따른 여야 유·불리는 셈법이 더 복잡하다. 정치권은 총투표율이 45% 미만일 경우 여당 후보가, 50%를 넘길 경우 야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른바 ‘5% 룰’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20%를 넘긴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총투표율 50%를 기대한다면 안심하기 이르다”고 했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도 “사전투표율만으로는 여야 유·불리를 판단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했다.
다만 보편적으로 사전투표는 진보층의 참여가 높고, 보수층은 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에 비춰보면 경우의 수를 가늠할 수 있다. 진보층 비율이 높았던 2030세대가 보수야권으로 돌아선 점도 변수다.
배 소장은 “대개 진보성향 유권자는 사전투표를 많이 하고, 보수성향 유권자는 본투표를 하려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화이트칼라는 평일 투표가 어렵고, 60대 보수층은 본투표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본투표날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향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총투표율이 45% 미만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이, 50%를 넘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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