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향후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해 “압박을 토대로 대화를 유도하는 ‘단호한 외교’”를 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의 김진아 연구위원은 지난 2일 공개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방향과 한국의 대비’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원칙적 외교’(principled diplomacy)를 구사하겠지만 “북한의 행동변화를 지켜본다는 ‘전략적 인내’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경우 북한에 대한 기본정책으로서 ‘억제와 압박’을 함께 강조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바이든 정부 인사들은 대화는 북한의 오인과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대북 확장억제와 제재 수단을 활용한 압박은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특히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협상으로 견인하기 위해 한국·일본이 단합해야 하고, 대북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중국이 ‘대북압박에 협조하지 않는 게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까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을 활용한 대중압박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은 “남북교류·협력 기회를 찾고 있는 한국으로선 대북제재 강화를 우선하는 미국과 공조하는 문제를 두고 상당히 고민을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또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 때보다 실용적인 (대북) 접근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반도 문제를 다룸에 있어 당장 북한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강요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실행 가능한 목표)이 비핵화 목표의 수정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바이든 정부 인사들은) 비핵화를 최종목표(end-state)로 두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구상할 것이다. 핵심은 검증(verification)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바이든 정부는 “북한 내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개발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한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검증이 담보된다면 이에 대한 상응조치는 보다 탄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매우 포괄적인 아젠다를 망라하며 다자적 관심사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Δ핵개발 문제뿐만이 아니라, Δ북한 인권 Δ사이버 위협 Δ자금세탁 Δ인신매매 Δ테러지원 등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위원은 “(바이든 정부가) 다자적 협의를 중시한다는 점은 미국이 단독으로 대북 군사적 옵션을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또 동맹과의 협의를 중시한다는 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소위 ‘통미봉남’ 전략을 시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김 위원은 “따라서 북미 사이에서 넓어지는 한국의 입지를 활용해 국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회의를 통해 한일 양국과 그동안 진행해온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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