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악천후에도 불구 서울 지역 7개 자치구를 다니며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첫 일정으로 서울 성북구의 직주일체(職住一體·집과 직장이 하나가 됨)형 공공 청년주택 ‘안암생활’을 방문했다. 청년 직주일체형 2만호 공급을 공약한 그는 공용 주방, 오피스 등 시설을 꼼꼼히 살피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시설이 잘돼있다”며 감탄했다.
현장을 다 돌아본 뒤 떠나려던 그의 발길을 멈추게 한 건 한 청년이었다. 대구 출신의 한 한국외대 학생이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 일하고 싶다며 ‘공기업 지역할당제’의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자 박 후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박 후보는 학생의 의견을 들은 뒤 “좋은 의견이다. 지방에서 상경해 공부하고 다시 귀향하는 학생에게도 혜택을 줘야겠다. 당과 함께 정부에 건의하겠다”면서 임대료는 얼만지, 청년주택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등을 챙기기도 했다.
이후 종로구 선거 캠프에서 사회적 경제 간담회를 열고 청년 기업가들의 건의 사항을 들은 박 후보는 종로3가역에서 강동 유세 현장 인근인 천호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청년과의 동행을 이어갔다.
그는 지하철에서 30살의 여성 직장인과 30여분 간 대화를 나누며 청년 교통 지원을 위한 자신의 ‘서울청년패스 40% 할인권’ 공약을 홍보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다.
강동구 암사시장 현장 유세 중에도 박 후보를 가장 오래 멈춰 세운 곳은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수산물 판매점이었다. 박 후보는 “팬이에요”를 외치며 환호성을 지르는 청년들을 향해 두 팔로 하트를 그리며 화답했고, 직접 지갑을 꺼내 전복을 구입하기도 했다.
박 후보를 대하는 청년들의 긍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서 현장 유세 일정을 소화하는 박 후보에게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박 후보를 향한 응원, 기념 사진 촬영 요청 등이 이뤄졌다. 인사를 건네는 박 후보를 향해 5060 남성들이 “박영선 아웃”을 외치거나,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면서 명함 받기를 거부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런 분위기에 호응하듯 박 후보는 여성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마지막이자 10번째 ‘서울선언’으로 “시장이 되면 여성부시장, 디지털부시장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주요 고위직에 여성 인사를 대거 중용하고 서울시 공공기관 문화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를 통해 성평등한 서울, 디지털 혁신 서울을 만들겠다. 자라나는 여성 후배들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내 마음속의 꿈을 꾸면 이뤄지는 서울, 가능성의 서울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꼭 승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역 유세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청년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면서 “(본투표 날까지) 남은 시간에도 시종일관 똑같이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관련 지원책에 대해 더 경청하고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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