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광화문광장서 “촛불 정신”… 吳 신촌서 “정부 심판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6일 2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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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13일간 공식 선거운동 대장정이 마무리된 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반성’과 ‘촛불정신’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해 광화문 광장에서 끝내는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반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정권심판’과 함께 ‘청년을 위한 정치’ 내세우며 서울 전역을 누비며 호소했고, ‘파이널 집중유세’도 젊은이들이 많은 서대문구 신촌에서 했다. 이번 선거에선 후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대책 등을 고려해 선거운동 종료 시간인 자정이 아닌 9시반 전후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 朴, ‘촛불 민심’ 향한 마지막 유세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의 마지막 장소로 광화문 광장을 택한 데 대해 박 후보는 “촛불정신에 민주당의 미흡했던 점을 다시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촛불정신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촛불 민심’이 탄생한 곳이 바로 2016년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집회가 벌어진 광화문 광장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안국동 선거 캠프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서울시민께서 매서운 민심을 보여주셨다”며 “반성하고 성찰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는 물론 당 또한 부족했었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진심을 다해 약속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일을 기점으로 냉담했던 ‘촛불 민심’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고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었다. 김태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바닥민심이 변하고 있다”며 당원들에게 조직 투표를 독려했다. 박 후보도 “거짓말을 심판해야 한다는 바람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박 후보는 ‘거짓말 프레임’을 부각한 최후의 일격도 잊지 않았다. 박 후보는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사람은 서울시장이 될 수 없다. 진심이 거짓을 이기게 해 달라”며 “거짓이 큰소리치는 세상, 거짓이 진실을 억압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마지막 지원유세에 나선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여러분이 그러실 리가 없다고 믿지만 만약 선거 결과가 잘못되면 서울은 지도층부터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 그런 이상한 동네가 될지도 모른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틀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른바 ‘서부 벨트’를 집중 공략하며 지지층을 투표장에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보수 지지층이 많은 강남 지역은 동선에서 제외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 박 후보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시작으로 서대문구와 은평구, 영등포구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 오세훈 “시민지갑 터는 정부, 심판해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이날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북에서 ‘청년’ ‘심판’을 키워드로 내서우며 지지층 굳히기에 나섰다. 오 후보는 이날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지역구인 광진구에서의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중구를 차례로 방문했다.

오 후보는 광진구 자양사거리 유세에서 “1년 동안 정치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젊은층은 정치색이 아닌 미래를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또 “이번 선거가 치러지는 이유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정신을 차리게 해줘야 한다”면서 “성폭행 성추행을 하고도 우리 편이면 괜찮다는 ‘내로남불’과 ‘위선’, 무능의 정부를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 상계백병원 사거리에서 이어진 유세에서 오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본격 제기했다. 그는 “공시지가가 제일 많이 오른 곳이 노원구다”라며 “세상에 1년 동안 재산세 기준이 되고 종부세 기준 되고 건보료까지 따라 올리는 공시지가를 35%나 올렸다. 이 정부가 노원구민 여러분의 지갑을 털어가는 수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 피켓, 현수막에 ‘무능’ ‘위선’ ‘내로남불’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을 두고 “오랜만에 선관위가 아주 공정한 판단을 했다. 그런 정당이 민주당이란 것을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데, 쓰지 말라고 해주시니 쓰지 않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역 유세에서 “반드시 오세훈을 뽑아 압도적인 표로 이 정부에 경각심을 주고, 내년 대선에서도 정권을 되찾아 헝클어진 대한민국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청년층이 많은 서대문구 신촌역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주호영 원내대표, 유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과 안 대표까지 총출동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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