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남해 우리 영해에서 미국 해군 함선이 ‘항행의 자유 작전’(FONOP)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해군 제7함대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 해군 보급함 ‘찰스 드루’가 ‘항행의 자유 작전’의 일환으로 국도(Kuk-To Island) 인근 해상을 지나갔다.
7함대 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찰스 드루’가 국도 주변에서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했다”며 “이 작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과도한 직선기선 주장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국제법상 인정받는 해양권과 해양자유, 해양의 합법적 이용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국도’란 이름을 가진 섬은 북한 지역을 제외하고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리 등 2곳이 있다.
7함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문서상으론 ‘찰스 드루’가 작전을 수행했다는 ‘국도’가 이들 2개 섬 중 어느 곳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우리 영해에서 이 작전을 펼친 것만은 분명하다.
항행의 자유 작전에서 ‘항행의 자유’란 공해상을 자유롭게 항행하는 것을 보장하는 국제법상 원칙을 말한다.
우리나라 영해는 동해 대부분 지역과 울릉도·제주도·독도는 통상기선(최저조위선·썰물 때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로 돼 있으나, 섬이 많은 서해·남해와 울산만·영일만 일대는 직선기선(가장 외곽에 있는 섬을 서로 이은 선)으로부터 12해리다. 일본 쓰시마섬과 가까운 대한해협 부근만 한일 정부 간 협의를 거쳐 3해리까지를 영해로 규정했다.
즉, 미군이 국도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는 건 직선기선을 기준으로 정해진 이 일대 우리 영해가 다른 선박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그동안 미군은 중국 당국이 남중국해 도서 지역의 인공섬 조성 등을 통해 자신들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해군함을 종종 남중국해에 파견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자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반발해왔다.
그러나 미군 측은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법이 보장한 무해통항(외국 선박이 연안국가의 법적 권리 및 평화·질서·안전을 해치지 않는 한 해당 연안국 영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하거나 해양에서 과도한 주장을 하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동맹국도 예외는 아니란 얘기다.
이와 관련 7함대는 이지스구축함 ‘존 S. 매케인’과 ‘러셀’이 작년 12월과 올 2월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제도) 및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 제도) 부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을 땐 이들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베트남, 대만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7함대 소속 보급함 ‘앨런 셰퍼드’는 작년 12월15일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 해협)를 지나며 일본을 상대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7함대는 이달 3일엔 인도양 스리랑카 영해에서도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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