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면서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가장 심각한 것은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며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내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전국 선거 연패 끝에 5년 만에 승리를 일궈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정책 등에 성난 민심이 정권 심판을 한 것이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퇴임함에 따라 다음 달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위한 준비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영남정당’ 이미지 탈피 등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정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낡은 보수의 껍질을 과감히 버리고 시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에서계파 정치와 극우 이미지 등이 부활할 경우 국민이 또다시 실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도 퇴임사에서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고차방정식과 같은 야권 대통합 과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도 풀어야할 숙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잡고 야권 재편을 나선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선 주자들을 포함된 대통합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질 경우 재보선 민심을 내년 3월 대선까지 이어갈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국민의당과 먼저 합당한 뒤 전당대회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야권 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는데 뜻을 같이 하는 범야권이 모두 합쳐야 비로소 정권교체를 바라볼 수 있다”며 “혁신·통합·미래·번영을 핵심가치로 삼아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수권 대안세력의 모습을 보여드릴 때만이 대선 승리도, 대한민국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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