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국민의힘과 관계 설정 관심
유승민, 원희룡, 홍준표도 대권레이스 '시동'
기존에 저평가 된 제3후보 나타날 수도
국민의힘이 4·7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야권의 대선 기대감이 커진 만큼 그에 따른 대선판 사이즈도 커질 전망이다. 내년 3월에 치러지는 대선에 일단 청신호가 커진 만큼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야권 대선판이 달궈질 수도 있다.
4·7재보선 패배로 여권 대선주자들의 대권가도에 먹구름이 몰린 것과 달리, 국민의힘으로선 선거 4연패의 사슬을 끊고 대안세력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국민의힘 안팎 주자들의 대권 레이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대선주자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으로 후보군이 압축된다.
국민의힘이 재보선 승리를 동력으로 주도권을 잡고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야권 재편의 향배에 따라 잠룡들도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대선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도 전에 잠룡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야권 대권주자 중에선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이 가장 도드라진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초보’지만 야권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갖고 있는 유력한 잠룡이다. 여권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재명 경기지사와도 상당한 격차를 두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권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유턴했지만, 국민의힘과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만큼 내년 대권 도전에 나설 확률이 높다.
안 대표가 단일화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민의힘과 합당을 공언했던 만큼 다시 한번 국민의힘 후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안 대표로선 호랑이굴에서 싸우는 신세지만 운신의 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기간 내내 전면에 나서 유세를 지원했고, 중도층의 표가 국민의힘으로 쏠림 효과를 낸 데에도 중도지지층에 대한 흡인력이 강한 안 대표의 ‘공(功)’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관되게 중도 노선을 걸어온 안 대표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상당수가 호감을 보인 만큼 재보선에선 조직력 열세로 철수했던 안 대표의 대권 경쟁력을 무조건 평가절하할 수만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중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재보선 선거가 끝난 만큼 본격적으로 당내 세력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개혁보수로서 강성 보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해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치면서 예전보다 영향력을 상실한 측면도 있지만, 개혁보수로서 중도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고 ‘경제대통령’을 표방하는 강점이 있다.
원희룡 지사와 홍준표 의원도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야권 대선판에 합류할 전망이다. 오래전부터 대권 준비에 담금질을 해온 원 지사는 여의도와 떨어져 있지만 중요 현안마다 입장문을 내 ‘SNS 정치’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번 대선에서 낙선한 만큼 이번에 다시 대권 재도전을 노릴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기존에 저평가된 제3후보가 새롭게 등장할 수도 있다. 중도 개혁 성향이거나 이른바 ‘김종인의 픽’을 받은 국민의힘 밖 인사들도 대권에 도전장을 낼지 관심이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과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김동현 전 경제부총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포털사이트 다음을 창업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 등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야권 대선후보망에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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