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7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것과 관련해 “오세훈 대신에 막대기를 출마시켰다면 표차는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8일 신동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불편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030과 중도층이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야당이 충분히 바뀌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을 향해 앞으로 있을 대선에서 ‘이기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대선의 경우 유권자들은 그저 과거를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오류를 철저히 반성하고, 당의 체질을 과감히 바꾸고, 무엇보다 낙후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패해도 참 더럽게 패했다”며 “나의 마지막 충고는 ‘원칙 있는 패배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중도층’을 아예 없는 존재로 치고 오직 강성 지지층에 의존해 정치를 해왔다”며 “진보진영의 여러 사람이 그 문제를 지적해 왔으나 그들은 한심한 진영논리에서 애정 어린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만 받아들였다. 그러니 오류는 교정되지 않은 채 누적되고, 그러다가 구제불능의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선거라면 표차라도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고 죄값을 치르는 마음으로 되도록 깨끗한 선거전을 벌였어야 한다. 그런데 끝까지 이겨보겠다고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를 시전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의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국민의힘”이라며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는 메모지가 바람에 떠밀려 벽에 간신히 붙어 있는 것에 가깝다. 한번 이겼다고 기고만장하게 굴면, 민주당은 보란 듯이 다시 회생할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