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선이다’ 빨라진 야권 움직임…윤석열·안철수 행보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8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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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야권에선 차기 대선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당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저조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관망하는 윤석열, 4월말 D-Day 잡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2021.4.2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2021.4.2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던 윤 전 총장은 정치권의 움직임을 관망하며 등판 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윤 전 총장이 4월말을 전후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지인은 “윤 전 총장이 전면적인 대선 출마 선언 또는 정치 참여 선언을 할 수도 있고, 강연을 통한 간접적인 정치 참여 방안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 “본인도 여러 방식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주로 자택에 머무르며 부동산, 경제 정책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면서도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 등 정파적 이해관계와 거리가 먼 인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간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에 나서더라도 국민의힘으로 입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의 구심력이 커지면서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정치를 시작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입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당의 뒷받침 없이 단기필마로 대선을 준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이 일단 자신만의 정치행보를 하다가 7~8월부터 시작될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 전 총장이 8일 사퇴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과 함께 세력화를 도모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선거를 통해 영향력이 커진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야권통합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을 만날지를 묻는 질문에 “자연인으로서 맘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 안철수, 국민의힘 합당 이슈로 존재감 부각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2021.4.8 사진공동취재단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2021.4.8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적극 도우면서 야권 내 입지를 다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국민의힘과의 합당 이슈를 놓고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의 여러 과정이나 의미, 민심의 변화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는 상황부터 가질까 한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야권에서는 안 대표가 합당 과정에서 “값을 올리거나 윤 전 총장과의 연대 등을 통해 ‘제3지대 확장’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안 대표의 차기 대선행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하면서 범야권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고, 통합 야당의 대표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국민의당과의 합당 전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견제론도 제기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 발걸음 빨라진 유승민·원희룡…홍준표 입당 쟁점
국민의힘 내 대선주자들도 대선 행보의 속도를 내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복당한 뒤 본격적인 당내 경선 준비를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제·복지 분야에 대해 자신이 직접 쓴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힘 외곽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강연자로 참여해 ”경제 대통령이 중요하다“며 ”정치의 60~70% 이상은 경제 문제“라고 ‘경제대통령’ 이미지 부각에 나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시점인 7월을 전후해 지사직을 사퇴한 뒤 본격 대선 레이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유성열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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