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권교체론 기폭 위해 尹 등판 이벤트 필요
8일 퇴임 '자연인'된 김종인, 만남 가능성 시사
김종인-윤석열 조합이면 제3지대 또는 국힘행
'충청대망론' 정진석 "尹, 국힘에 합류해주길"
동갑내기 법조 선배 권성동 "조직 중요성 알것"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귀결되자마자 정치권은 차기 대권레이스로 전환됐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반(反)문재인 정서를 등에 업은 야권으로선 정권교체론 확산을 위해 대형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카드는 유력 야권 대권주자로 분류돼 있는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이 공식 석상을 통해 등판, ‘야권행’을 선언해주는 것이다.
야권 인사들이 학연, 지연, 법조계 인맥 등 온갖 인연을 동원해 윤석열 모시기에 올인해 온 것도 이런 이유다.
누가, 어떤 진입로를 통해 윤 전 총장을 야권으로 끌어오는 ‘길잡이’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향후 야권 정계 개편의 방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길라잡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8일 퇴임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퇴임 기자회견 직후 ‘자연인이 됐으니 윤 전 총장을 만날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자연인으로선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거지 뭐”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에 대해 “별의 시간을 맞았다”며 지속적으로 군불떼기를 해온 데다 만남 가능성도 열어놨던 것에 비춰 김 위원장이 길잡이 역할을 할 거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에 ‘기여’한 만큼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쪽으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제3지대를 형성 세를 규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1년 이상 국민의힘에 적을 두고 당을 이끌었던 만큼, 일단 윤 전 총장을 접촉한 후 국민의힘으로의 자연스러운 입당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김 전 위원장이 대표로 재추대되는 걸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중진들의 반감이 큰 당내 분위기를 잘 아는 인사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충청권 인맥이나 당 내 법조계 출신들이 나서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으로 ‘직행’하도록 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충남 출신으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최다선(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충청대망론’을 주도하며 윤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은 고향 친구”라며 지연을 강조한 바 있는 그는 최근 부쩍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제 윤 전 총장도 정치적인 선택을 해야 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범야권이 단일대오로 진지를 구축하는데 뭉친다면, 선택지는 뻔하지 않나. 단일대오에 윤 총장이 합류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에 주는 의미는 변화하고 쇄신하라는 명령”이라며 “이 대열에 윤 전 총장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윤 전 총장이 과거의 국민의힘에 들어오기는 싫을 거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스스로 변화하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들어와서 변화와 쇄신에 힘을 합치자고 얘기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사법고시 33회)과는 나이는 같지만 법조계 선배인 권성동 의원(사법고시 27회)도 국민의힘 직행에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권성동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통해 조직의 힘이 중요함을 깊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르면 7~8월쯤 야권 후보 단일화 차원에서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과 학연 지연 등 아무런 인연이 없으면서도 윤 총장이 대선판에서 버티려면 자금, 조직력 등이 받쳐주는 국민의힘으로 직행해야 한다는 당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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