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14일 열린 ‘당 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차기 당권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4·7 재보선 이후 이날 처음 모인 중진들은 공개발언에서 ‘야권 통합’을 촉구했지만,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차기 당권을 두고 날선 발언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공개회의에서 서병수 의원(5선)은 “합당 문제는 우리가 선거 때 약속한 것이라 지켜야 한다”며 “실무기구를 만들어 합당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면서 지도부 구성 문제는 우리 일정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5선)은 “야권 통합은 국민의 명령이고 순리다. 통합이 곧 자강이다”며 “야권 통합 논의에 더 진지하고 성의 있게 임해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진지한 자세로 통합 논의에 임할 것을 믿는다”고 했다.
홍문표 의원(4선)도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과 하나로 연합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일단 통합 선언부터 해야 하는데 ‘연락 오면 한다’ 식의 느슨한 대응으로는 대통합의 역사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 의원(4선)은 “야권 통합은 국민의 지상명령이다. 야권 통합 없이는 정권교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생각”이라며 “의총을 거쳐 모든 구성원의 생각을 수렴해 야권 통합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차기 당권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언론을 통해 주 권한대행과 정 의원이 당대표 단일화 관련 언론보도를 제시하며, 두 사람의 단일화를 ‘담합’으로 규정, “보궐선거가 끝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만과 독선 정치를 시작했다’”며 “담합이 사실이라면 구태정치나 나눠먹기식 패거리 정치, 추잡한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의 주장에 주 권한대행과 정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5선)은 주 권한대행의 당권도전과 관련해 “빨리 결정하라”고 물었고, 이에 주 권한대행은 “빨리결정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당내 재선의원들이 회의를 열고 주 권한대행의 조기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조 의원이 직접 주 원내대표에게 거취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합당에 대한 당내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오는 16일 의원총회, 19일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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