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일각에서 대선 주자 입지를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되자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대산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회동에 이어 오후 4시 30분경 광흥창캠프 사무실에서 이낙연계 의원 약 25명과 2시간여 동안 난상 토론을 벌였다.
최근 당 안팎에선 이 전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로서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과 차별화해야만 한다는 소수 의견이 개진됐다.
25명의 이낙연계 의원들과 토론에서도 이 의견이 화두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며 차별화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며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차별화)은 못 한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앞에서 분명히 말한다. 나는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며 힘줘 말했다.
또한 그는 “그것(대통령과 차별화)은 이낙연답지 않다”며 “다만,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에 포지티브(positive·긍정적)한 측면에서 정책을 보강하고 수정하고 재검토할 수 있다. 포지티브 차별화는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과 끝까지 같이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경 핵심 측근 6명과 만난 자리에선 야권의 재편 움직임을 설명하는 한편, 여권의 내부균열 조짐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 시절 이 전 대표를 보좌한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번 회동과 관련, “몇 달째 10% 선에서 정체된 지지율 얘기도 빠질 수 없는 화제였다”며 “이 전 대표는 ‘지지율 반등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하면서도 이벤트 기획 같은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실장 글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차별화 전략은 네거티브, 포지티브 두 가지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이 가운데 포지티브 전략을 쓸 것인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이 전 대표의 좌우명은 ‘근청원견(近聽遠見)’이다”라며 “가까이 다가가 민심을 듣고 멀리 내다보며 계획을 세운다는 뜻이다. 당분간 이 대표는 하심(下心)의 자세로 성찰하면서 지역의 민심을 두루 들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가격리 해제 후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이 반성과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다시 받는 일에 저의 모든 힘을 보태겠다”며 “더 넓게 뒤고, 더 많은 분들을 만나 말씀을 듣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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