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부겸의 아내 입니다…” 총리 지명에 눈물로 쓴 부인 편지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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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16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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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 때 당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부인 이유미씨, 막내 딸 현수양과 함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3선을 한 경기 군포를 떠나 19대부터 보수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김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승리, 대구지역에서 31년 만에 탄생한 진보정당 계열 지역구 의원이 됐다. © News1
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 때 당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부인 이유미씨, 막내 딸 현수양과 함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3선을 한 경기 군포를 떠나 19대부터 보수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김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승리, 대구지역에서 31년 만에 탄생한 진보정당 계열 지역구 의원이 됐다. © News1

김부겸(63)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16일, TK(대구 경북) 출신으로는 26년만에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자 8개월여 전 부인 이유미씨가 ‘남편을 이해 해 달라’며 눈물로 쓴 편지가 다시 한번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 전 장관을 문재인 정부 3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인, 제47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로써 김 총리 후보자는 국회 의결절차를 통과하면 1995년 김영삼 정부시절 이수성 29대 국무총리에 이어 26년만에 TK출신 총리가 된다 .

김 총리 후보자는 진보계열 정당 정치인 중 보기 드문 TK 출신이다. 그 까닭에 전국구 명성을 갖고 있지만 대구에서 4번 선거에 나서 3번(총선 1승2패, 대구시장 1패)이나 고배를 마셨다. 여기에 큰처남인 이영훈(70) 전 서울대 교수로 인해 큰 어려움을 맛봤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1982년 설악산 신혼여행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1982년 설악산 신혼여행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이영훈 전 교수는 학생 운동권 출신이었지만 ‘반일 종족주의’ 등의 책을 통해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없없다’라는 극우적 주장을 펼쳐 여권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 후보자도 여권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문자폭탄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를 보다 못한 부인 이유미씨는 지난해 8월 3일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인 이유미입니다”라는 편지를 보내 민주당원들에게 남편과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해하고 지지해 줄 것을 눈물로 당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큰오빠인 이영훈 교수로 인해 김부겸 의원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떠돈다는 얘기를 들어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드릴까 한다”며 편지를 시작한 이유미씨는 Δ 큰 오빠 이영훈 교수가 학생운동으로 제적이 돼 도망 다닌 사실 Δ 셋째 오빠는 학생운동으로 3년여간 옥살이 Δ 남동생은 대학 졸업 후 미국 문화원 폭파 사건으로 고문 당하고 2년여 옥살이한 ‘민주화 운동’ 집안에서 성장했다며 자신과 형제들을 소개했다.

2013년 2월 김부겸 전 의원과 부인 이유미씨가 막내딸 현수씨 졸업식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2013년 2월 김부겸 전 의원과 부인 이유미씨가 막내딸 현수씨 졸업식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또 이유미씨는 “1979년 가을 셋째 오빠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82년 초에 결혼했다”며 “80년 연애할 당시 서울대 복학생이던 남편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됐고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다니던 저는 경찰청 대공분실에 끌려 가 밤새 취조를 당했다”고 했다.

이어 “1986년 남편이 복학해 서울대 앞에서 백두서점을 운영할 때 둘째를 가져 만삭이던 저는 좌경용공서적을 소지, 판매했다는 죄로 두 차례 끌려갔다”며 “당시 근처에서 광장서적을 하던 남편의 선배인 이해찬 대표도 함께 연행되었는데, 이 대표가 거세게 항의해주신 덕분에 (저는) 며칠 만에 풀려나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유미씨는 1992년에도 ‘이선실 간첩사건’에 자신과 남편을 엮어 남산 안기부로 연행되는 등 “험난한 시절을 지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친정 오빠로 인해 남편이 곤혹스러운 처지를 당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옛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자니 눈물이 흐른다”고 했다.

남편이 결코 부끄러운 길을 걸어오지 않았음을 알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한 이유미씨는 “부디 정치인 김부겸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여러분이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엎드렸다.

한편 김부겸-이유미씨의 딸 셋 중 차녀 김지수씨는 윤세인이라는 예명으로 영화와 연극무대에서 활동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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