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6일 총리직에서 물러나며 여권의 차기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정 전 총리의 가세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3자 대결도 막이 올랐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이임사에서 “국민의 큰 뜻을 받들어 더 크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힘쓰겠습니다. 새로운 출발입니다”라고 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회의장, 총리까지 지낸 상황에서 남은 고지는 하나밖에 없지 않느냐”며 “정 전 총리는 이번 대선이 정치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다음 달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 전 총리는 당분간 당과는 거리를 두고 주변 조직 정비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 측 인사는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미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공식 도전에 앞서 새로운 화두 등을 고민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전 총리의 핵심 지지 기반인 ‘광화문포럼’ 등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등 정 전 총리의 등판을 준비해왔다.
3자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다른 두 주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 지사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41명과 공동으로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토론회’를 열고 여의도 행보를 재개한다. 다음 달 12일에도 부동산 관련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세 확산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표는 다시 한 번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전날(15일) 의원 20여 명과 모인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며 “죽는 한이 있어도 문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개인을 내려놓고 민주당 깃발 아래 하나가 됩시다”라며 “선당후사 마음으로 국민의 재신임을 받는 일에 집중합시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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