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에 응답하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압박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공석이 된 법제사법위원장뿐만 아니라 다른 핵심 상임위도 요구할 방침이어서 ‘재배분 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민주당과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18일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원 구성 문제는 우리가 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정상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요구해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도록 하는 관례가 생겼는데 (민주당이) 그 정신을 망각하고 야당의 권리를 강도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당 차원에서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윤 원내대표는 야당의 상임위원장 배분 재협상 요구에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16일 선출 직후에도 “2년차 원내대표는 원 구성에 대한 협상 권한이 없다”고 못 박았다. 윤 원내대표는 자신의 후임 법사위원장으로 4선의 우상호 의원, 3선의 정청래 박광온 의원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간 상임위 재배분 문제가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불똥은 이달 말부터 열리는 인사청문회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 야당 협조 없이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당에게도 부담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와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또 19일부터 이어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백신 수급 논란과 부동산 문제 등을 두고 공세를 펼치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은 18일 새 원내지도부 인선을 일부 발표했다.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한병도 의원이, 원내기획수석부대표에는 김성환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두 사람 모두 친문(친문재인) 진영이다. 원내대변인은 한준호 신현영 의원이 임명됐다. 다만 신 의원은 현재 비상대책위원을 맡고 있어 다음달 2일 비대위 활동이 종료되면 대변인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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