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역에 화물 실은 열차 정차중
작년 1월 봉쇄된 국경 열리는 셈
北, 美와 대화 교착속 中의존 커질듯
중국이 27일경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북한 신의주 간 국경을 통해 북한에 비료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료 지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닫혔던 북-중 국경이 15개월 만에 열리고 양국 간 육로 무역이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중 관계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19일 “27일을 전후해 중국 정부의 대북 지원용 요소 비료를 실은 열차가 북한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애초 중국이 20일경 비료를 지원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방역 준비와 철로 개·보수 등에 시간이 더 걸리면서 지원 시기가 미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후에도 중국 정부의 대북 지원 물자를 실은 열차가 몇 차례 더 북한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북한에 필요한 화물을 보내주는 정도이고 국경 봉쇄 이전처럼 인적 교류가 정상화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우선적으로 비료 지원에 나선 것은 봄철 농번기에 사용할 비료가 북한 내에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1년 비료 사용량이 150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북한 내에서 생산 가능한 비료는 40만∼50만 t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북한이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이 비료”라며 “봄철 농사를 위해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비료를 반입해 5월 초에는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물자 지원을 시작으로 북-중 간 교역이 일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단둥역에 평양 외곽의 서포를 목적지로 하는 화물열차가 화물을 실은 채 정차해 있고 북-중 간 무역 통로인 압록강 철교를 점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해 1월 말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항공과 열차 정기 운항편도 중단했다.
북한은 한국의 대북 지원을 거부하고 있으나 일부 국내 민간단체에는 물밑에서 비료와 농자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지원 단체 대표는 “국내 단체들에도 지원 요청이 여러 차례 들어왔지만 당장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물자가 전달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이 중국과 더욱 밀착하면서 올해 하반기 북-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관계가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북한이 유일하게 기댈 곳은 중국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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