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2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생각이 과거에 갇혀 정신승리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주최한 ‘쓴소리 강연’에서 당 대표 후보인 우원식 의원이 ‘친일잔재 청산’을 공약으로 앞세운 것을 두고 “(민주당이) 현실에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보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만 제기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친일잔재 청산을 강조하고 나선 민주당이 정신승리에 빠졌다고 비판한 것.
최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의 전략적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안보까지 좌우하는 반도체 문제”라며 “그런데 왜 아직도 (민주당에선) 친일 잔재 청산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반도체 문제는 이슈가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패배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권 여당이 민주당인 현 상황을 “사회 전체가 선악(구도), 과거에 지배돼 통치의 가장 기본 태도인 호전성마저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강연에서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개정해 4·7 재·보궐선거 후보를 낸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성범죄가 일어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말을 바꿨다. 거기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안 냈다고 하면 서울시장은 뺏기는 대신 존엄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호남(전남 함평) 출신의 최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엔 친여 성향 학자로 꼽혔지만 최근 정부를 향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2019년 한 일간지에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군 통수권자이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한 데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5·18역사왜곡처벌법, 민주유공자예우법 등에 대해서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첫 번째 순서로 열린 이날 ‘쓴소리 강연’에는 민주당 초선 의원 40여 명이 현장 및 화상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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